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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로버트 켈리]자유한국당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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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로버트 켈리]자유한국당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로버트 켈리 객원논설위원·부산대 정치학과 교수입력 2018-12-29 03:00수정 2019-0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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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후 모든 정치력 잃은 자유한국당, 고리타분한 ‘색깔론’으로 선거도 완패
청년·여성 지지 높일 정치인 앞세우고 민생·사회 문제 집중해야 지지율 올라
여당 지지율 하락 등 기회 잘 활용해 건전한 견제 가능한 제1야당 거듭나야
로버트 켈리 객원논설위원·부산대 정치학과 교수
자유한국당이 혼란에 빠졌다.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엄청난 부정부패 스캔들로 헌정 이후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기록됐고 현재 수감 중이다.

충격은 연달아 발생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은 24% 밖에 되지 않아 41%를 득표한 문재인 대통령에 참패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보수 텃밭이었던 지역들을 진보 정당에 내주었다. 부산시장직조차 민주당에 넘어갔다.

선거 결과가 놀랍지는 않다. 신뢰를 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에 큰 오점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의 스캔들 여파로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측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탄핵 가결로 사임했던 1974년 당시 공화당은 야당인 민주당의 압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지난 2년 간 자유한국당이 겪었던 고전을 예상 못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고통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미국의 정당 분석가들이 지칭하는 것처럼 ‘재야(在野)’ 상태에 있다. 정치력과 인기를 함께 잃었다. 반공과 친재벌이 주를 이루는 자유한국당의 이데올로기는 남북평화, 미세먼지, 이민자, ‘헬조선’ 등 요즘 사회문제에 비하면 시대착오적이다. 당도, 당의 이념도 진부하다. 필자는 대학생을 가르치며 이러한 견해를 매일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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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선거의 승기를 다시 잡기 위해서 자유한국당은 상당히 큰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다. 두 인물은 모두 당선되기에는 너무도 진보적인 좌파 정당을 이끌고 있었다. 이들은 당을 성공적으로 개조해 변화된 환경에 걸맞는 경쟁력을 키웠다.

탄핵 이후 돌아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중함, 친근함 및 청렴정치로 전임자와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인기 있는 문대통령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을까?

첫째,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제로 유죄이며 그렇기에 마땅히 수감되어야 함을 인정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국회 대다수의 찬성과 헌법재판소 만장일치로 탄핵된 사실을 생각했을 때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이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모’는 탄핵이 북한의 지령이라는 음모론을 주장하며 항의집회를 열어 저항하고 있다. 필자는 글을 통해 이러한 음모론을 뒷받침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백 통의 메일을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받고 있다. 다른 상황에서는 진중한 보수성향 지인들이 이러한 음모론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은 심히 우려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심한 부정부패 때문에 적법하게 탄핵되었음을 대다수의 국민과 단체가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유한국당의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둘째, 자유한국당은 당면한 사회문제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루기 위한 새로운 정책이념을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 보수는 너무 오랫동안 반공 및 친재벌 이념 안에서 타성에 젖어있었다. 보수 유권자들은 북한을 적대시하고 통일을 염원하며 현재의 남북평화 분위기를 우려하기 때문에 반공주의는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수가 오랫동안 믿어온 색깔론과 빨갱이 사냥은 청산되어야 한다.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북한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좌파는 공산주의 동조자가 아니며 문 대통령 역시 북한의 조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보수는 반공주의 이념을 성숙하게 발전시켜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문제들에 대한 논의도 진행해야 한다. 삶과 밀접한 사회문제들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부유하고 현대적인 대한민국에서 재벌의 성공과 무역흑자로 설명되는 성장주의 이념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진부하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다. 대한민국은 미세먼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단순히 중국만 탓할 것이 아니라 깨끗한 물과 공기를 위한 청정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안전한 운전문화와 깨끗한 거리도 필수적이다. ‘헬조선’ 문제는 한국 청년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을 만큼 심각하다. 중견국 역할을 열망하는 G20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부정부패가 너무 만연하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강한 투기적 성격을 고려했을 때 가계부채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출생률 하락으로 2020년부터 대한민국 인구는 감소할 것이다. 인구감소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도 있는 이민자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문제들에 대해 독창적이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사회뿐 아니라 자유한국당에도 긍정적인 역할로 작용할 것이다. 미세먼지가 여전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이러한 사안에 제대로 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산층의 삶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많아 보였던 국민의당은 소멸해버렸다. 그렇기에 자유한국당의 부활을 가능케 할 정치적 공간은 상당히 크다.

셋째, 자유한국당은 젊은 후보자, 여성 후보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후보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나이든 남성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을 ‘한국판 트럼프’라고 홍보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훌륭한 보수주의에게 실패작이었다. 자유한국당이 만약 ‘트럼프 식’으로 무장한 채 부활한다면 젊은 층과 여성들은 자유한국당을 외면하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대선에서 홍준표 전 대표의 성적은 생각보다 좋았다. 대선 초기만 해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한자릿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간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었다. 홍 전 대표는 전례 없는 패배로 귀결될 수도 있는 상황을 호전시켰다. 홍 전 대표의 득표율은 두 번째로 높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제2당이자 제1야당으로 만들지 못했다. 안 전 대표는 다시 한 번 한국정치의 바깥으로 밀려났고 자유한국당에게 제1야당의 자리를 내주었다. 또한 문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여느 민주국가들처럼 대한민국도 여당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강한 야당을 필요로 한다. 자유한국당이 트럼프 식을 추구하기 보다는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세련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로버트 켈리 객원논설위원·부산대 정치학과 교수


▼원문 보기▼

“What Course the Liberty Korea Party?”

The main conservative party in South Korea ¤ the Liberty Korea Party ¤ is in disarray. President Park Geun-Hye, a former member of the LKP‘s predecessor party, the New Frontier Party, is now in prison for an enormous corruption scandal. She is the only South Korean president to be successfully impeached and removed.

Further blows fell in quick succession. The LKP candidate for president in 2017, Hong Jun-Pyo, received only 24%, beaten badly by current president Moon Jae-In with 41% of the vote. In the local elections of summer 2018, the LKP was beaten badly again. Even previous conservative strongholds feel to the left. No less than the mayoralty of Busan is now held by the Democratic Party.

These poor electoral fortunes are not surprising. Park’s fall from grace tainted her whole party. One expects a ‘wave election’ ¤ an election where the opposition enjoys a ‘wave’ of support ¤ in the wake of such a massive scandal. When US President Richard Nixon was nearly impeached and then forced from office in 1974, his Republican party also suffered a wave election in favor of the opposition Democrats.

So the LKP‘s bitter fate of the last two years is not unexpected, but no less painful. The LKP is now in what American analysis of political parties calls ’the wilderness.‘ The party is almost completely out of power. It is unpopular. Its ideology, mostly focused on anti-communism and a general promotion of Korean business through the chaebol, is out of fashion as new issues such as d¤tente with North Korea, yellow dust, migration, or Hell Chosun have arisen.

The party is tired, and its ideas stale. I see this everyday teaching undergraduate students at a major Korean university. The LKP needs a substantial re-think to make itself relevant to contemporary issues and start winning elections again. Two famous exemplars of such re-modelling are Britain’s Tony Blair and America‘s Bill Clinton. Both took charge of left-wing parties too liberal to get elected. Both re-fashioned them, successfully, to be newly competitive in changed circumstances.

What might the LKP do to modernize itself and start winning again? How might it re-connect with voters after the embarrassment of Park Geun-Hye? How can it push back against the likeable Moon, who is a vast improvement in seriousness, affability, and clean politics over his corrupted, aristocratic predecessor?

First, the LKP needs to recognize that Park Geun-Hye is, in fact, guilty and does, in fact, deserve to be in prison. This is a far greater problem among LKP voters than one would imagine given the Park was impeached by a huge majority of the National Assembly and the full consensus of the Constitutional Court. The ’Parksamo‘ nevertheless hang on, protesting at events in Seoul and spreading conspiracy theories that her removal was some kind of North Korean plot. I have received hundreds of emails from South Korean conservatives asking me to promote this idea in my writing, and I have been genuinely disturbed by how many otherwise serious Korean conservative acquaintances have trafficked in such conspiracies. The party will never move on until accepts what a large majority of the South Korean population and South Korea’s institutions have long since realized ¤ that Park was grossly corrupted and rightfully removed by due process.

Second, the LKP needs new policy ideas which speak to current issues better. For too long South Korean conservatives have coasted on a lazy, conspiratorial anti-communism and vague promotionalism of ‘Korea, Inc.’ Anti-communism will necessarily remain; conservative voters are ¤ correctly in my mind - anti-North Korean, pro-unification, and anxious about Moon‘s d¤tente efforts. However the McCarthyism and red-baiting which have traditionally defined the South Korean right needs to go. A vote the Democratic party is not a vote for North Korea; South Korean leftists are not communist fellow-travelers; and Moon is not being manipulated by Pyongyang.

Besides a more mature anti-communism, the South Korean right must somehow speak to new issues. Its blunt promotion of growth understood as the success of the chaebol and a trade surplus is old-fashioned and out of step with a wealthier, modern South Korea where lifestyle issues are now major concerns. South Korea needs better growth, not just more. South Korea needs cleaner energy to clean the air and water, rather than simply blaming, incorrectly, China for its yellow dust problem. South Korea needs safer driving and cleaner streets. The ’Hell Chosun‘ problem drives Korean youth overseas. Corruption is far too high for a G-20 economy with aspirations to a serious middle power role. And household debt is astronomically high, given the highly speculative nature of the real-estate market here. A crashing birth-rate means Korea’s population will start contracting by 2020. Migration, which is likely the only way to turn this problem around, is barely discussed.

Clever, fresh proposals regarding these issues would be good for the South Korean public and good for the LKP. The Democratic Party has generally flubbed these concerns too ¤ South Korea‘s air is still terrible - and Ahn Chul Soo’s People‘s Party, which briefly seemed interested in these middle-class lifestyle issues, has imploded. There is substantial political space here for an LKP revival.

Third, younger and female candidates would help the LKP. Far too many LKP candidates are aged men. Hong briefly tried to market himself in the campaign as the ’Donald Trump of Korea.‘ That would be a disaster for a respectable conservatism in Korea. If the LKP comes back ’Trumpized‘ from its wilderness period, that will alienate the young and women.

There is some good news. Hong did better than everyone thought in 2017. At the beginning of that presidential election, the LKP polled in the single digits. Everyone thought the race was between Ahn and Moon. Hong turned around what might have been epochal defeat. Instead, he climbed into second place. Ahn did not manage to turn the People’s party into the second party of Korea and the leader of the opposition. Ahn has once again drifted out of Korean politics, leaving the LKP as the primary opposition party. And Moon‘s approval rating is dropping.

Korea, like all democracies, needs healthy opposition parties to hold the government party accountable. Let’s just hope that the LKP rebuilds itself as the modernized conservative party South Korea needs, rather than a Trumpist clone trafficking in reactionary politics.

Robert E Kelly (@Robert_E_Kelly) is a professor of international relations in the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and Diplomacy at Pusan National University. More of his work may be found at his website,AsianSecurityBlog.wordpress.com.

#자유한국당#야당#색깔론#반공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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