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계·기업 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국제적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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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가계, 기업, 정부 빚을 합한 총 부채 증가 속도가 미국 중국 유로존 등 세계 주요 34개 지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높았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빚이 크게 늘었다. 가계 부채는 GDP 대비 95.1%, 비(非)금융 기업의 부채는 101.6%나 됐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투자는 줄었는데 빚이 늘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재무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기업들이 빚을 내어 빚을 갚는 상황이 계속되면 금리가 상승 기조로 돌아설 때 경제 전체에 연쇄적인 위험을 유발한다. 1997년 외환위기도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가 촉발했었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을 규제하고 있음에도 가계 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 것도 큰일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택담보대출 및 가계대출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다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자영업자들이 형편이 어려워지자 사업 자금이나 생계 목적으로 빌리는 경우도 상당수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은 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글로벌 부채 상승’을 꼽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어대는 바람에 세계적으로 부채가 급증했으며 이것이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방 경제인 한국은 세계 금융 불안에 취약한 데다 한국 자체의 빚이 더 빨리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기업과 가계 부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줄이려면 결국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일자리를 늘려 가계소득이 많아지도록 해야 한다.
#가계 부채#글로벌 부채 모니터#경기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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