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휴대전화에 가짜 투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한 뒤 160억 원대 금괴와 현금을 가로챈 다국적 자금세탁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상당수는 70~80대 고령층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피싱수사계는 사기 등 혐의로 국내 총책 최모 씨(43) 등 17명을 검거해 이 중 1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1월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이른바 ‘투자리딩방’을 홍보하며 피해자 83명을 끌어모아 160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은 외국계 투자회사를 사칭한 가짜 앱을 피해자 휴대전화에 설치하게 한 뒤 조작된 수익 그래프를 보여주며 추가 투자를 유도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 행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앱에 표시된 허위 수익만 믿고 거액을 건넸다. 피해자 이모 씨(77)는 유튜브 광고를 통해 해당 조직을 알게 된 뒤 처음에는 수백만 원을 투자했다가 앱상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보관 중이던 49억 원 상당 금괴까지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 조직은 최 씨와 보조 역할을 맡은 한국인 2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 6~7개 국가 출신 외국인으로 구성됐다. 외국인 조직원들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골드바와 현금을 전달받고 이를 현금화 하거나 세탁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 씨 등은 해외에서 수금책을 모집해 국내로 입국시킨 뒤 약 열흘간 범행에 투입하고 곧바로 출국시키는 방식으로 경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의 여권을 입국 직후 압수했다가 출국 직전에 돌려주며 이탈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가로챈 골드바는 서울 종로 일대 금은방에서 일반 손님처럼 위장해 현금화한 뒤 불법 환전상을 거쳐 가상화폐 테더(USDT)로 바꿔 해외 지갑으로 송금됐다.
경찰은 2월 말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현장 수거책 검거를 시작으로 국내 총책 최 씨까지 차례로 붙잡았다. 또 수사 과정에서 현금과 골드바 등 5억5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지만 나머지 범죄수익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해외로 달아난 조직원 6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할 방침이다. 또 범행 구조와 역할 분담 등을 토대로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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