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우려에…빅테크 “공급 문제없나” 문의
집회 당일 파운드리 58%-메모리 18% 생산 하락
18일간 총파업시 글로벌 D램 물량의 4% 영향
생산라인 멈추면 글로벌 산업 동시 마비 우려
접점 못찾는 노사…“대외 신인도 상실 우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반도체 ‘셧다운(공장 가동중단)’ 가능성이 높아지자 산업계 안팎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등 삼성전자 대외 신뢰도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등’이 켜졌다. 노조 주장대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실제 파업이 시작될 경우 영향을 받을 D램 물량이 글로벌 D램 전체의 4%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반도체 차질 없나” 문의 시작한 빅테크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가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조합원 4만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연 이후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들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집회가 외신에 크게 보도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문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낸드플래시 등은 글로벌 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부품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에도 삼성전자 반도체가 공급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생산 라인을 멈출 경우 글로벌 차원에서 여러 산업이 동시에 마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집회 당일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생산 실적이 58.1% 급락했고, 메모리 생산 실적은 18.4% 떨어졌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18일 동안 총파업을 할 경우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와 설비 복구 비용을 합쳐 30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파업에 따른 구체적인 생산 차질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18일 동안 파업이 벌어질 경우 생산설비 정비와 수율 회복에 2, 3주가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36%)과 낸드 시장점유율(32%)을 감안할 때 파업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가 D램 3~4%, 낸드플래시 2~3%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1년 만에 10배 이상 오른 D램 가격이 삼성전자 파업으로 인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메모리 제조사의 파업은 AI 데이터센터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전 산업 분야의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접점 못찾는 노사에 “삼성 신뢰상실 우려”
대규모 집회 이후에도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노조 집회에 4만 명이 결집하자 노조의 5월 파업 강행 가능성을 이전보다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발생으로 인한 손실을 막을 대책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측은 노조의 23일 집회 때도 전체 직원의 약 5% 수준인 ‘안전보호시설’ 필수 인력에 한해 정상 근무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도체 원료인 웨이퍼 대량 폐기와 클린룸 훼손 등 복구 불가능한 물리적 타격을 막고, 최소한의 사업장 안전을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파업이 발생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과 미래 투자 여력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적기 공급’이라는 신뢰 자산의 소멸과 고객사 이탈에 따른 시장 상실 등 ‘보이지 않는 비용’ 발생이 훨씬 뼈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HBM 등 첨단 분야의 투자 타이밍이 생명인 시점에 과도한 성과급 지급으로 중장기 투자 여력이 훼손된다면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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