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한화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한화 6번 타자 노시환(26·사진)이 타석에 들어서자 김재걸 주루 코치(54)가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개막 후 전날까지 11경기 연속해 4번 타자로 출전했던 노시환은 투수 앞 희생번트로 이 타석을 마쳤다. 노시환이 희생번트를 기록한 건 2020년 6월 20일 창원 NC전 이후 거의 6년 만이었다.
두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한화는 2월 22일 노시환과 11년 총액 307억 원에 비(非)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장기간 및 최고액 계약이었다. 그러나 시즌에 돌입한 후 노시환의 모습은 기대 이하다. 올해 연봉 10억 원을 받는 노시환은 12일까지 13경기에 나와 타율 0.145(55타수 8안타), 3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한 개도 치지 못했다. 한화는 13일 결국 “타격 메커니즘 재정비가 필요하다”면서 노시환을 퓨처스리그(2군)로 내렸다.
노시환의 타격이 흔들린다는 건 헛스윙 비율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노시환은 이번 시즌 방망이를 128번 휘둘렀는데 그중 42번(32.8%)이 헛스윙이었다. 노시환은 지난해까지 통산 헛스윙률 25%를 기록했던 타자다. 이번 시즌 헛스윙이 1.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 탓에 볼넷을 5개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개를 당했다. 한화 4번 타자 출신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유튜브를 통해 “(노시환이) 자기만의 타격 메커니즘과 루틴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며 “무엇이 정답인지, 어떤 스윙이 맞는지 잘 모르고 있어 슬럼프를 빠르게 끊고 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심 타자가 흔들리면 팀도 흔들리는 게 당연한 일. 시즌 개막 전 LG, 삼성과 함께 ‘3강’ 후보로 꼽혔던 한화는 이날 현재 6승 7패(승률 0.462)로 5할 승률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순위는 공동 5위지만 3개 팀이 같은 자리라 언제 하위권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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