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화재, 관계자 5명 입건…경보기 인위적 조작 정황도

  • 동아일보

조대현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7일 대전경찰청에서 안전 공업 화재 수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조대현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7일 대전경찰청에서 안전 공업 화재 수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회사 대표 등 5명을 입건했다. 화재 당시 경보기가 인위적으로 꺼진 정황과 함께, 인명 피해를 키운 불법 증축이 대표 승인 아래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다.

대전경찰청은 협력·하청업체 관계자와 관련 공무원 등 107명을 조사한 결과 손주환 대표 등 회사 관계자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입건된 인원은 손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 3명과 소방·안전 분야 팀장급 직원 2명이다. 이들은 공장 내 안전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대형 인명 피해를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1명이 화재 당시 경보기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감식에서 경보기의 4개 버튼이 모두 꺼져 있던 점을 확인했다”며 “해당 인물은 경보기를 끈 것은 아니고 다른 버튼을 눌렀다고 진술하고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경보기 오작동이 잦았던 점을 고려해, 화재 당시 현장 확인 절차 없이 평소처럼 경보기를 먼저 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견된 복층 구조의 ‘2.5층 휴게공간’은 2015년 하반기 불법 증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간은 정식 건축 허가를 받지 않아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손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 증축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6일 불법 복층 공사를 진행한 업체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조대현 대전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합동 감식을 위해서는 우선 철거가 필요하다”며 “안전 점검과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이후 순차적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당국은 손 대표의 막말·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안전공업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는 대전 대덕구 문평동 문평근린공원으로 옮겨졌다. 오후 3시부터 송영록 유가족 대표의 분향과 헌화를 시작으로 조문이 진행됐다. 유족들의 헌화가 이어진 뒤 묵념이 이뤄졌다. 유족들의 헌화가 마무리될 무렵 손 대표와 회사 관계자들이 분향소를 찾자 일부 유족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돌아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0일 오후 1시 17분경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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