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꾸준히 늘려온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7일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 원,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1%, 영업이익은 755.0%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한 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43조6000억 원)을 웃돌았다. 기존 분기 최대 매출, 영업이익 실적도 모두 갈아치웠다.
시장 예상치였던 매출 120조 원, 영업이익 50조 원도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수요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증권가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37조 원에서 최대 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심에는 HBM이 있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를 엔비디아, 구글,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며 고부가 메모리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다. 일반 D램 대비 수익성이 높은 HBM 비중이 커진 만큼 전체 수익성 개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부터는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도 시작했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하며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HBM 외에도 AI 확산에 따른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중심으로 한 기업용 수요가 늘었고 AI PC와 AI 스마트폰 보급 확대도 모바일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을 안정적으로 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대비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판매 단가도 개선됐고 이는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닌 AI 전환에 따른 구조적 성장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AI 인프라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HBM4 공급 계획과 파운드리 사업 회복 속도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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