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2개 기업이 참여하며 일단 2파전이 형성됐지만, 매각가와 자금 조달 능력, 채권단 협의 여부 등에 따라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5월 4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각 성사 여부와 회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지난달 31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엠지씨(MGC)글로벌과 경남권 소재 유통기업 등 2곳이 참여했다. 이마트, 롯데쇼핑,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MGC글로벌과 대주주인 식자재 유통기업 보라티알, 사모펀드인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라티알이 익스프레스의 전국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MGC글로벌을 종합 리테일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약 300개 점포 중 상당수가 수도권과 광역시에 위치해 있어 ‘라스트마일’ 물류 거점으로 활용 가능해, MGC글로벌이 인수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홈플러스 측의 희망 매각가는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후보는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후보들의 가용 현금 규모와 비교하면 자금 조달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가격 협상과 자금 마련 능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 성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매각 대금은 체납 임금과 협력사 대금 지급, 운영자금 확보 등에 활용될 예정으로 회생 계획 실행의 핵심 재원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찰 신청 마감일은 21일로 확정됐다. 기존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도 추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사에 참여한 뒤 본입찰에 뛰어들 수 있어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에 복수 후보가 참여하면서 분리 매각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부진한 대형마트 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마트사업부는 인수 의지가 있는 곳이 거의 없어 SSM 사업부와 달리 완전히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며 “결국 마트 점포를 쪼개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변수도 남아 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채권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생계획 동의와 자금 지원 여부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요청한 3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과정에서도 메리츠 측은 참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투자 자산 평가도 또 다른 변수다. 국민연금은 과거 홈플러스 인수 당시 투자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해 손실 처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가치는 9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를 사실상 전액 손실로 평가할 경우,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읽혀 채권단의 회생안 동의를 끌어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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