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소각장 정비 기간 예외
1년에 60일가량 가동 중단되면 연평균 매립량의 31% 반입 가능
수도권매립지 있는 인천서 반발… “‘직매립 금지’ 법 개정 취지 무색”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서 폐기물 매립이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올해부터 수도권 내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됐지만, 공공소각장 정비 기간 동안 예외적으로 직매립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예외적으로 직매립을 허용한 양이 기존 한 해 평균 매립량의 30% 수준이라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는 최근 수도권 공공소각장을 정비하는 기간에만 예외적으로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올해 1월부터 수도권 내에선 생활폐기물 종량제봉투를 그대로 땅에 묻는 방식의 직매립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예외 조건을 둔 것이다. 공사 운영위원회에는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하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모두 참여한다.
이들 기관이 정한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은 연간 16만3000t에 달한다.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이 8만2300여t으로 가장 많고, 경기 4만5400여t, 인천 3만5500여t이다. 이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수도권매립지에 묻힌 연평균 직매립량(52만4000t)의 약 31% 수준이다. 올해부터 원칙적으로 수도권 지역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지만 예년의 30% 정도는 직매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매립지 반입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 23일까지 매립지에 반입된 생활폐기물은 하루 평균 13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39t) 대비 90% 이상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적 반입이 이뤄지면 매립량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소각장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통상 상·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정비를 하는데, 1년에 약 60일 정도 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단한다.
인천의 경우 공공소각장 2곳 중 한 곳인 송도소각장이 3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정비에 들어갔고, 4월 2일부터 폐기물 반입이 중지된다. 인천시는 송도소각장 반입 중지에 따라 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할지, 민간 소각장에 보내 처리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예외적 직매립 허용에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인천경실련 등으로 구성된 ‘수도권매립지 문제해결 범시민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기후부는 공공소각시설 정비를 명분으로 스스로 ‘직매립 금지’ 원칙을 뒤집었다”며 “예외는 최소한이어야 하지만 그간 매립량의 31% 수준으로 직매립 금지 조치가 무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준비 부족을 또다시 주민들의 희생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천의 숙원인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는 올 6월 지방선거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예외적 직매립 허용은)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 측면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반드시 공공소각장 정비 시에만 허용되도록 할 것”이라며 “예외적 허용량도 매년 단계적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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