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강대강 대결 심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 막대한 타격
종전 후 북핵 문제 최우선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
화정평화재단은 3월 12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국제 국제질서 변화’를 주제로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수석연구위원(왼쪽부터)이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2주를 넘기면서 세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이 최근 전 세계 원유 수송량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일대서 기뢰를 설치하면서 전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당장 원유 및 천연가스 수급에 커다란 차질로 전 세계적 고물가와 비용 증가로 미국과 우방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 닥쳐오고 있다. 이란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항전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트럼프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는 12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국제사회 질서 변화’를 주제로 연구위원 토론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번 전쟁은 중동 내 힘의 변화는 물론 국제사회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종전 후 북한 핵이 국제사회 주요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신범철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수석연구위원(전 국방부 차관),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전쟁 동기나 목표 큰 그림 찾기 어려워
박원곤 : 먼저 트럼프가 이번 전쟁을 시작한 동기나 목표 같은 큰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전쟁을 시작할 때 몇 가지 목표를 얘기했는데, 첫 번째 주요 지휘부를 제거, 두 번째 핵 능력과 탄도 미사일 능력을 제거, 마지막으로 하마스나 헤즈볼라 같이 이란이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제거한 후 마지막으로 체제 전환까지 말했다. 명분은 이란이 2주 안에 미국을 공격한다는 매우 임박한 위협을 제거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대규모 지상전을 포함한 예방 전쟁의 형태, 즉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형식으로 가야 하는데 그런 전쟁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란 체제 전환으로 대규모 지상군이 들어가야 되는데 여기에 엄청난 희생과 비용,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트럼프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지상전을 오랫동안 하는 굉장히 어리석은 짓’ ‘다른 국가 체제가 뭐가 되었든 관심이 없다’라고 했다.
신범철 : 일단 중동 지역의 고질적인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지가 작동했다. 이란이 핵 협상은 했지만 사실상 농축 우라늄을 외부로 반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격적으로 공격을 실행했다. 미국이 제시한 이란 핵 위협 제거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트럼프 최근 행보를 보면, 이란 핵 위협 플러스 에너지 패권을 유지하고자하는 배경도 깔려 있다. 여기에 이란이 중국과 거래하면서 페트로 위안 체제가 형성되어서 미국 경제에 위험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중장기 전략도 반영되어 있다.
정구연 : 애초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유 중 하나는 어쨌든 핵 협상이다. 협상 과정에서 에너지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물론 두 가지 포석을 보고 전쟁을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비핵화 협상 때문이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장관이 인터뷰 도중 말했던 것 중 하나가 ‘미국의 공습에 북한에게도 많은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본래의 목적은 비핵화 협상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신 : 이란 핵 능력 제거와 관련해 미국이 몇 가지 옵션이 있다. 협상 과정을 돌아보면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이 북한에 대해서 얘기한 것과 비슷한 프론트 로딩 방식(잠재적 문제를 파악, 미리 해결하는 전략)이 등장한다. 문제는 과연 미국이 이란 핵 능력을 제거할 수 있느냐인데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이란이 450kg, 6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몇 군데 나눠서 보관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결국 지상군을 투입해서 이것을 가져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두 가지 옵션인데 하나는 협상을 통해 이란이 핵을 포기하는 협상을 하며 종전하자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핵 능력 재건하기 어렵게 불능화 시키면서 일방적으로 핵 능력 제거를 선언하며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레짐 체인지는 처음부터 목표가 아니었고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미국이 지상군 파병은 낮다고 본다. 이 전쟁이 4~6주에 끝난다면 11월 중간선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리해 놓고 유가가 8월 이후부터 안정을 찾는다면 트럼프에게 전쟁으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센터 수석연구원
● 지상군 투입? 전쟁 장기화냐 단기화냐
박 : 이란 핵 능력 완전 제거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 최정예 82공수 사단 이야기가 나오지만 특수부대가 들어가도 이를 제거하기 어렵고 핵에 대한 정확하게 정보도 확인이 안 된 상태다. 또한 핵은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지키고 있을 테니 굉장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 작전이 실패했을 경우 미국 내 여론 변화가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다. 핵심은 이란 핵 능력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협상을 해야 한다. IAEA를 통해 사찰을 받도록 하고 필요한 것을 끌어내야 한다. 지난 협상 내용을 보면 ‘제로 농축’ 즉 농축 우라늄 다 빼내라고 미국이 요구 했다. 대신 민수용은 미국이 제공해 주겠다고 했는데 이란이 거부 했다고 한다.
결국 이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 되든 이란 핵 능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외교적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 입만 따라가다 보니 굉장히 잘못된 정보가 혼재 되면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과 전쟁을 수행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야기를 주목해야 한다. 헤그세스는 이번 전쟁은 단기전이고 대규모 지상군 파병은 불가하다고 했다. 그리고 네이션 빌딩(국가 건설) 안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시도했던 것을 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내 여론 특히 트럼프의 가장 핵심 지지층인 MAGA 그룹들도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레짐 체인지나 중동 전쟁을 해서 발목을 잡히는 것을 싫어한다. 이는 트럼프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최근 미국 내 여론 조사를 보니 이란 공습 찬성 30~40%, 반대가 50~60%가 나왔다. 그렇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찬성이 70% 가까이 나온다. 물론 민주당은 반대가 70%다. 미국 내 여론의 핵심은 결국 기름 값이다. 최근 갤런당 20% 가까이 올랐다. 미국은 몇 센트 올라도 펄펄 뛴다. 트럼프에게는 가장 치명적이다. 트럼프가 전쟁은 금방 끝난다고 하며 유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이 때문이다.
신 : 미국도 정치 양극화로 자기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관행이 있다. 이는 전쟁과 관련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래서 공화당 지지층에서 70%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전쟁 초기 지지율이 낮은 것은 트럼프 정책에 민주당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부분도 크다.
여기에 명분이 약한 것도 작용했다. 미국인들도 이란 핵 위협은 알고 있었지만 진짜 임박한 위협이라서 무력을 사용한 것인지 의구심이 있다. 이런 일반인적 인식과 달리 트럼프가 공격을 선택했다. 물론 이 전쟁을 언제 어떻게 끝내느냐에 따라서 여론은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마치 성과가 있는 것처럼 전쟁을 빨리 끝내고 목표를 이뤘다라고 일방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다. 미국 내 기름 값이 안정되고 이란 핵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하면 11월 중간선거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11월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 :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사태 같은 경우는 MAGA 세력들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마크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마두로를 제거함으로써 중남미와 베네수엘라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쟁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란의 리더십을 제거 했지만, 새 지도자 모즈타바 등장이후 이란 혁명 수비대를 중심으로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이란 내부도 양분되어 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처럼 단기간 처리가 어려울 것 같고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분명 여파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전쟁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 시각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라고 자신 말하지만, 사실 전쟁 장기화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MAGA 세력들이 싫어하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 발목이 잡히는 상황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박 : 장기전 여부의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다. 만약 4~6주 혹은 그 이상 봉쇄가 된다면 유가는 굉장히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서부 텍사스 원유가 전쟁 전 50달러였다가 현재 120달러다. 미국 뿐 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미국은 처음부터 장기전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문제는 전쟁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 가지 변수인데 먼저 이란의 태도다. 트럼프는 3월 중 일단 승리를 선포하면서 전쟁을 마무리 하려고 할 것이다. 과연 이란이 어떻게 응할까. 강경한 모즈타바가 등장했고 자폭드론으로 주변국가를 일정수준 계속 공격하면 미국도 발을 빼기 쉽지 않다.
두 번째, 이스라엘 네타냐후다. 네타냐후 목표는 이번 기회에 이란을 거의 실패하는 국가로 만들거나 힘을 완전 빼놓아서 시아파를 대표하는 군사강국으로 남아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는 네타냐후가 트럼프 결정을 뒤집을 것 같지 않지만, 전쟁은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생기고 움직인다. 확전이나 장기전을 생각한다면 이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신 : 최종적으로 미국은 이란 핵능력 제거만으로도 성과를 올렸다고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레짐 체인지가 아니더라도 레짐 붕괴를 의도하는 작전을 장기적으로 지속하려 할 것이다. 이란은 버티면 이기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이란의 가장 큰 전략 자산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를 인질로 삼아 세계경제를 악화시키면 트럼프도 버티지 못한다. 이란은 오히려 트럼프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
미국이 종전한다고 했을 때 이스라엘은 혼자 전쟁 수행하기 어렵다. 또 미국이 공격을 중단했을 때 이란이 혼자서 주변국들을 공격하기에는 군사적인 손실이 크다. 그래서 타협점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군사 작전 차원에서 보면 미국은 3,4개의 전쟁 단계가 있다. 첫째, 초기 전쟁 수행 능력 파괴. 둘째, 전쟁 지속 능력 파괴. 셋째, 핵 능력 제거. 마지막으로 안정화 단계다. 미국이 기본적으로 4~6주를 이야기 한 것은 각각의 단계를 최소한 1주일씩 잡은 것 같다. 1단계 초기 전쟁 수행 능력 달성으로 트럼프가 과장하기 시작했다. 2단계 군수 시설과 무기를 만드는 산업 기반 대규모 폭격인데 이것도 잘 진행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나머지 3,4단계는 사실 미국도 불확실하다. 핵 능력은 완전 제거는 현실적 한계가 있고 안정화 단계는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마도 트럼프는 어느 정도 군사 목표를 달성하면 3,4단계 즉 종전으로 간다고 할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원유 시설을 때리니까 미국이 깜짝 놀라서 말렸다고 한다. 원유를 때리는 것도 전쟁지속 능력 파괴의 군사작전 영역이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이나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서 이스라엘을 말린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군사작전 핵심인 이란 전력망을 공격하지 않고 있다. 전쟁을 길게 끌고 갈 것이 아니라 빨리 종식하고 이란 국민들이 정권에 저항하라는 취지라고 읽힌다.
● AI와 신기술 총합으로 벌이는 전쟁
정 : 이번 전쟁을 보면서 AI와 위성 등 모든 신기술이 총합되어 벌어지고 있어 이것이 정말 현실화 되는구나 하고 느끼고 있다. 얼마 전 워싱턴 포스트지가 러시아가 이란에 미국 군함과 항공기 위치 정보 즉 감시 정찰 (ISR) 정보를 줬다라는 기사가 있었다. 이란에서의 현대전은 미국이 위성과 신기술을 활용한 전쟁터이고, 현대전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첫 번째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들과 군의 협력 체제도 공고해지고 그것이 실제 전쟁에서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미 댄 케인 합참 의장이 AI 활용으로 이틀만에 천개의 목표물을 타겟팅 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전쟁 방식을 미국이 선도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미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두 개의 전쟁’이 가능 하느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사태가 동시에 발생했을 때 이 둘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의문점에 동아시아 동맹국들이 상당히 우려를 갖고 있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이어 이란에 대한 공격 그리고 그 다음은 쿠바라고 이제 선언을 한 것을 보면서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박 : 이번 전쟁이 한반도 특히 동북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중국의 첫 반응은 10시간 걸렸다. 미국이 중동지역의 에너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50%가 들어오고 이란에 의존하고 있는 게 20% 조금 안 된다. 향후 이란의 지도자에 큰 관심이 없다. 현재 중국의 관심사는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여부다. 그리고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확실히 하려고 했는데 중동에서 발목이 잡혀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는 사실 최대 수혜자라고 보인다. 원유 값이 계속 올라가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자본과 자원 확보에 훨씬 유리해졌다. 또 일부 국가에서 러시아 제제를 중단하거나 철회한다는 말도 나왔다. 푸틴이 트럼프와 전화로 일정 수준의 이 전쟁의 중재 역할도 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이란과 굉장히 밀접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좋다. 이스라엘 유대인 상당수가 러시아에서 왔다. 때문에 이스라엘이 러시아산 원유도 일부 수입하고 있다.
● 힘이 득세하는 세상 각국 고민 깊어
신 : 외교, 군사, 경제, 지역 차원의 이슈로 나눠볼 수 있다. 외교 차원이나 국제 질서 차원에서는 자유무역 국제질서가 무너졌다. 전쟁 명분은 사라지고 더 이상 강대국들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서 힘을 언제든지 투사하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모든 나라들이 힘에 의한 평화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국방력을 강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군사적인 차원에서 미국은 해·공군 위주의 제한 전쟁을 통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컨셉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우수한 전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비싼 무기만 쓰는 것이 아니라 드론과 같은 저렴한 무기를 섞어 쓰면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에너지 패권과 관련이 있다. 에너지 독립 문제는 모든 국가의 고민으로 한국도 중동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 계속 중동에서 원유를 사왔다. 그런 면에서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에 고민이 깊어갈 것이다.
지역적 차원에서는 유럽에서 이 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에 접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이미 인도에 대해서 한 달간 원유 판매를 허락해 준 것처럼 러시아는 기회가 될 것이고, 이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과도 조금 더 유연하게 연결될 수 있다.
중국은 자신들의 힘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만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 미국과 같이 원정 지역에서 전력을 투사할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항공모함 전력 등 해외 투사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을 것이고 에너지 독립 문제도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박 : 이 전쟁이 한반도 특히 북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느냐가 궁금하다. 김정은의 입장은 굉장히 복잡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신 : 북한과 이란은 근본적 차이가 있다. 북한은 자기들이 핵을 개발한 것을 잘했다 하는 정당화 명분으로 활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우수한 군사 작전 능력과 참수 작전을 고려했을 때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발전시킬 것이다.
북한은 지난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 양적 증가 즉 다탄두, ICBM, 전술핵 개발과 핵 잠수함 등 양적 증가를 강조했는데 이번 9차 당대회에서는 양적 증가 플러스 지휘 통제 운용 체계와핵 방어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 핵 능력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참수 작전과 관련도 리스크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만약 김정은이 제거 됐을 때 자동적으로 핵을 사용하는 전술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 리스크는 더욱 커 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동시에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지금 페트리어트나 사드가 중동으로 전개됨으로 해서 우리가 방위 역량이 약화됐다고 말한다. 당장 북한이 도발을 해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체계적으로 작동할 경우, 한반도 위기 시 다른 지역 미군의 전략 자산 전개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동시에 우리 군도 이번 전쟁 수행과 관련, 배울 것이 많다. 한국군의 군사 혁신과 동시에 주춤거리고 있는 핵추진 잠수함에 있어서도 속도를 냈으면 한다.
● 종전 후 다음 타깃은 북한?
정 : 전략적 유연성 관련 우려되는 상황은 그 자체가 아니라 한미 간의 협의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다. 미군이 이란 공격준비 과정 및 공격에서 동맹국들과 얼마나 의논 했느냐다. 또한 한국 정부와 어떻게 소통 되었느냐라가 중요하며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나라에 있는 미군 자산이 나갈 수도 있지만, 중동 및 다른 곳의 미군 자산이 우리에게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협의만 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협의가 안 되는 상황으로 보여서 우려가 된다.
박 : 북한은 이란 전쟁과 관련 양가감정을 느낄 것 같다. 하나는 핵이 없었으면 미국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핵에 더 집착하고 핵 보유 정당성을 강조할 것이다. 북한과 이란은 다르기 때문에 트럼프가 군사적 선택지를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과 이란은 서로 비교가 된다. 둘 다 오래된 반미 국가이며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어 있고 악의 축 국가이기도 하다. 이란 지휘부를 제거하면서 전쟁도 불사하는 트럼프가 언제까지 김정은에 유화적 제스쳐를 취할 수 있을까. 미국 내에서도 당연히 비판의 목소리가 생기면서 김정은에 대한 유화 공간이 줄어들 것이다. 그것이 이번 전쟁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이고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올 4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을 불러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트럼프가 다시 김정은을 초청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더 강력한 옵션이 필요한데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김정은 행보를 보면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부 단속과 군사적 측면에서 재점검하면서 이번 전쟁이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데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모습이다. 북한과 이란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메시지로 해석되지만 그것이 오히려 북한이 일정 수준 불안감과 우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전략적 유연성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유연성이 확대될수록 한반도 유사 시 미군 전력의 신속 대응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지난 번 서해 상공 F-16 출격 사건에서 보듯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히 인태 지역에서 중국 견제가 핵심 목적인데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거의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 냈다. 이는 미국의 핵심 국방 안보 정책과 ‘한국이 같이 가지 않는다’라는 불필요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어서 우려가 된다. 미국은 원하면 자신들이 필요한 자산을 뺄 것이고, 한국이 반대하더라도 공중 훈련과 한미 미일 군사 훈련을 한다. 거기에 한국이 계속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
정 : 미국에서 지난해까지 동중국해나 대만 문제가 많이 연구가 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서해 문제가 연구가 되고 있다. 그만큼 미중 경쟁에 있어 서해가 최전선이다. 서해에는 중국의 해군 함대가 모여 있는 제일 중요한 지역이다. 미중 경쟁이 심화될수록 서해에 중국의 감시정찰이 강화되고 이 지역에 대해 미국도 점차 더 많은 관심과 훈련도 늘어날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한국이 한 발 물러난다고 하면 정말로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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