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도로 지분 투자, 위치-기준일 꼼꼼히 봐야[박일규의 정비 이슈 분석]

  • 동아일보

90㎡ 이상은 입주권 대상이지만
필지별로 권리관계 달라 주의 필요
권리산정기준일도 반드시 확인을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
재개발 구역이 지정되면 시중 자금은 가장 저렴해 보이는 물건으로 쏠리기 쉽다. 그중 한 유형이 소규모 도로 지분이다.

소규모 도로 지분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도로 지분을 모은 면적이 90㎡만 넘기면 입주권이 나온다’는 설명도 있어 진입 장벽도 높지 않아 보인다. 입주권에 접근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한 필지의 도로용지 안에서 공유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 지분 면적이 90㎡ 이상이라면 입주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공유지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주권 배분 대상에서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또 해당 필지에서 보유한 지분이 차지하는 면적이 법정 기준을 충족한다면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 판단의 출발점이 ‘면적의 크기’가 아니라 ‘권리의 단위’이기 때문에 같은 지분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얹혀 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서로 다른 도로 필지의 공유지분을 여러 개 사 모아 합계 90㎡를 넘기는 경우다. 같은 90㎡라도 공유지분의 합산인지 단독 필지의 합산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그 이유는 법령상 재개발 권리는 필지별로 구분돼 형성되기 때문이다. 각 필지는 독립된 토지로 별개 권리관계를 형성한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필지에 흩어진 공유지분을 합산하는 것은 단순한 수학적 계산일 뿐 권리의 기초가 되지 못한다. 실무에서 독립된 필지 내에서 합산한 것인지 아니면 여러 필지에 흩어진 공유지분을 억지로 합산한 것인지를 나누어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 전 입주권 범위를 확정하는 기준인 ‘권리산정기준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기준일 이후에 쪼갠 면적은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권리산정기준일은 투기적 분할과 형식적 요건 맞추기를 차단하고 사업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따라서 단독 필지라도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분할된 토지를 매입해 90㎡를 맞추는 방식으로는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기준일 이전부터 단독 필지 상태가 아니라면 면적 합산이 불가능하다.

90㎡라는 숫자는 출발선일 뿐이다. 숫자는 같아도 결과는 다를 수 있다. 투자는 계산으로 시작하지만, 권리는 원칙 위에서만 선다. 숫자가 주는 안도감으로 그 숫자가 어떤 토지에서 언제 형성되었냐는 고민을 건너뛰는 순간 90㎡는 기회가 아니라 함정이 되기도 한다. 재개발이라는 구조는 복잡하고 입체적이라 숫자 하나만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서는 위험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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