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국가들에 공격을 중단하겠다며 사과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들 국가가 잇달아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8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밴터(Vantor)가 제공한 위성사진으로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에서 소방관들이 드론 공습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2026.03.08 라스타누라=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걸프국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나 전력 발전 시설 등에 대한 타격 우려가 커지면서 식수와 냉방 등 사막 기후에서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바레인에서 해수 담수화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란 키슘섬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해 30개 마을의 식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해당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바레인 내무부는 “이란 드론이 바레인의 해수 담수화 시설에 ‘물적 피해’를 입혔다”며 “이란이 민간인 목표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바레인 수자원·전력 당국은 “물 공급이나 상수도망 용량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사막 기후인 걸프 지역 국가들은 해수를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시설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쿠웨이트의 경우 식수의 90%를 해수담수화 기술로 얻는다. 오만(86%), 사우디아라비아(70%) 등도 담수화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즉 수백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생명선’인 만큼 해당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민간인 생존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NYT는 “담수화 시설이 없으면 걸프 지역의 거대 도시들이 사실상 붕괴될 것”이라며 “해당 시설은 이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군사 목표물 중 하나”라고 짚었다.
해수담수화 시설은 물론 전력망도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면서 고온 기후 조건에서 생활의 핵심 요소인 냉방 여건까지 열악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미 2일(현지 시간) 이란의 북서부 도시 마하바드에서는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겼다. 또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5일(현지 시간) 일부 전력 및 상수도 시설이 포탄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며 국민들에게 자원 절약을 당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지난해 미국의 공습이 포함된 12일간의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의 석유 저장 시설, 정유 시설, 발전소 등을 공격했다”며 “전쟁 이후 이란은 여름 내내 매일 전력과 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이로 인해 학교, 대학, 관공서들은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매주 며칠씩 문을 닫아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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