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올트먼-손정의 ‘한미일 AI 동맹’ 손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5일 03시 00분


730조 규모 ‘스타게이트’ 협력 논의
中 ‘딥시크 충격’ 대응 AI공조 가속

(왼쪽부터)이재용 회장, 올트먼 CEO, 손정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730조 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했다. 스타게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 발표한 초대형 인공지능(AI) 투자 프로젝트다. 중국발 ‘딥시크 쇼크’가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들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45분경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VIP 접객실 코퍼레이트 클럽에서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전날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스타게이트 협력과 관련된 이날 한미일 3자 회동이 이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선 첫 공식 행보였다.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스타게이트를 비롯해 글로벌 AI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2029년까지 미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잠재적 투자자인 동시에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좋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게이트와 관련된) 업데이트와 모바일, AI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무죄선고’ 이재용 첫 행보는 AI… 스타게이트 협력-AI동맹 논의


[한미일 AI 동맹]
올트먼-손정의와 3자 회동
美 AI기술-日 자금에 韓 HBM 더해… “한미일 AI동맹 주요축 완성” 평가
손정의 3자 회동뒤 “좋은 논의”… 최태원도 올트먼과 회동 “AI 협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 거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한미일 AI 동맹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계가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최근 이어진 불확실성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무죄 선고’ 이재용 회장, 첫 행보로 AI 회동

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 회장과 올트먼 CEO, 손 회장 등 3자 회동은 오후 2시 45분경부터 오후 4시 30분경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손 회장과 동행한 르네 하스 ARM 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경영진이 배석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비롯해 3개 기업 간의 AI 협력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통해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이상을 미국 전역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최근 중국이 딥시크로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들자 손 회장 등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측이 ‘중국 굴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스타게이트 합류를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손 회장은 3자 회동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와 스타게이트 업데이트 및 협력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끝났을 때는 “좋은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도의 생성형 AI와 AI 반도체, 일본 소프트뱅크·ARM의 자금 조달과 칩 설계 기술에 한국 기업이 갖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더해지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주요 축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트먼 CEO는 3자 회동에 앞서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며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들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내 재계 3, 4세들과 오찬 회동하며 스타게이트 청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조현상 HS효성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 투자 합류에 촉각… 최태원도 올트먼 만나

손 회장이 이번 방한에서 삼성 측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투자 요청을 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대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스타게이트와 오픈AI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스타게이트의 자금 확보 가능성에 회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분야와 인공지능(AI) 협력 등의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트먼 CEO와 개별 회동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이 자리에 동석했다.

최 회장은 오픈AI가 추진하는 자체 AI 칩 개발에 꼭 필요한 HBM 탑재와 함께 SK텔레콤의 AI 비서, 데이터센터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 1위 기업으로, 엔비디아 등에 5세대 HBM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방한한 올트먼 CEO와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에서 올트먼 CEO와 회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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