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향 “트럼프 통역 어려워…생각 빨라 막 다른 주제로 넘어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7일 11시 35분


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 동아DB
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 동아DB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당시 유창한 통역으로 주목받았던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은퇴를 계기로 26일(현지 시간)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2009년 국무부에 입부해 지난달 말 은퇴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전 국장은 “나는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굉장히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고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전했다. “그가 그렇게 많은 대외 경험이 없었음에도 그랬던 걸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전 국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북미정상회담을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관을 맡았다. 이 전 국장은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있는 회담이었으니 정상들도 긴장하고 저도 긴장했다”며 “내 나름대로 (회담장) 분위기를 편안하고 긍정적이고 차분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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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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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회담 분위기에 대해선 “화기애애했다. 당시 두 분은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과 의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진정하게 대화해 보려고 노력하셨고, (두 정상 모두) 솔직하게 대화하는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이 전 국장은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교수를 지내던 2009년 국무부와 인연을 맺었고, 여성이자 미국에서 소수인 한국계로서 국무부 고위직인 국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6년 7개월간 근무하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부시·오바마 전 미 대통령,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스필버그, 빌 게이츠 등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인사의 통역을 진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2025.08.26/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2025.08.26/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가 한국어로 통역하기 가장 어려웠던 미국 대통령으로 꼽은 인물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 전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이어서 문장이 법률 문서 같다”며 “문장 하나가 한 문단이다. 말하면서 공격받을 여지가 있다 싶으면 말을 이어 붙여서 아이디어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다양한 생각을 많이 하고 생각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면서 “어떤 얘기를 하다 갑자기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넘어가는 이유가 있고 연결고리는 분명히 있는데 그 연결고리를 알려주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트럼프#김정은#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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