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댐 없는 일체형 수력 발전’ 성공… 국내 보급 논의 활성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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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노츠㈜

소수력발전 시스템 아쿠아피시에너지 하베스터.
소수력발전 시스템 아쿠아피시에너지 하베스터.
흔히 수력발전이라 하면 대형 댐에서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일으키는 과정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댐 없이도 하천이나 저수지, 하수처리장, 폭포 등을 이용해 작은 규모로 수력발전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소수력발전이다.

소수력발전은 발전 단위가 1만5000㎾(킬로와트) 이하인 수력발전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3000㎾ 이하부터 소수력발전으로 본다. 소수력발전은 발전소 건설 기간이 짧은 데다가 친환경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운영비도 낮고 일조량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한편 한국은 연간 강우량이 많고 하천이 광범위해 소규모 수력발전소 개발에 이상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수력발전의 잠재 능력은 1070㎿(메가와트)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설비 용량의 6.1%에 해당한다. 풍부한 수자원과 산악지형, 제조 기술력 덕분에 소수력 부문 시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입지 조건 분석은 더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 최근 일체형 소수력발전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한 노츠㈜는 배출수를 활용한 소수력 재생에너지 회수 솔루션을 개발하며 국내에서 소수력발전 논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소수력 발전 기술 대중화 앞둬
성동구에 위치한 회사 전경.
성동구에 위치한 회사 전경.
노츠는 하수처리장, 공장 배출수 등 버려지는 방출수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체형 소수력발전 시스템인 ‘아쿠아피시에너지 하베스터’(이하 아쿠아피시)를 선보이면서 소수력발전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츠 측은 아쿠아피시에 대해 첨단 IT와 일체형 소수력발전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발전기, 컨버터, 인버터, 보호 계전기, 전력 차단기, 미터기 등 발전에 필요한 요소와 더불어 안전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하나의 시스템으로 일체화시켰다. 노츠 측은 소수력발전 분야 최초의 일체형 계통 연계 소수력발전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5년 이상의 구조 개선 R&D와 안정화를 통해 특허 등록도 마쳤다.

노츠 측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량과 이용률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더한 덕분에 유지보수 편의성과 운영비 절감 등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신성우 노츠 대표는 “기존 소수력발전은 설계·조달·시공(EPC) 위주 공사로 자연 훼손, 민원, 과다한 건설비, 설치 장소 제약 등의 문제가 발생되는 반면 아쿠아피시는 소형화, 표준화, 모듈화로 설치 환경의 제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소수력발전은 운영 및 기획, 시공과 설계의 주체가 각기 모두 달라 구상 단계의 이상적인 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력과 품질 및 성능 확보가 매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최소한의 규모가 확보돼야 하는 설치 환경의 제약도 소수력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였다.

아쿠아피시 설치 면적은 16㎡로 기존 소수력발전 시설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시공 기간은 약 50일 정도로 기존 시설 대비 설치 기간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 외형은 크기 4.92m×2.07m×1.76m, 무게 3.5t 수준이다. 중소형차 크기로 육상·해상 어디든 설치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 안에 발전기, 터빈, 인버터, 컨버터, 수배전반을 비롯해 IoT 센서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전남 해남에 설치 운용되고 있는 아쿠아피시에너지 하베스트의 모습.
전남 해남에 설치 운용되고 있는 아쿠아피시에너지 하베스트의 모습.
특히 해당 시스템은 IoT 센서를 통해 모바일과 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발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100% 독자 기술로 ‘신속한 설치와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일체형 소수력발전 시스템’ 특허 등록도 마쳤다. 또한 노츠의 아쿠아피시는 지난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기계, 토목, 전기 계통 사용 전 심사 허가를 받았으며 한국전력과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하고 전남 해남 일대 양식장에서 상용 운전을 시작했다.

이어 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 사업에 참여하는 성과도 거뒀다. 현재 버려지는 에너지로 소수력발전을 개시할 준비도 하고 있다. 올해는 전남 완도, 진도, 고금도 소재 양식장 15여 곳과 보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대중화에 나설 방침이다.

탁월한 소수력 기술 만들고자 연구개발 매진
KEET 전시회 참가 사진.
KEET 전시회 참가 사진.
노츠는 오늘날의 기술 성취가 있기까지 7년간 수백 번의 모형 실험과 양식장 배출수를 이용한 현장 실험이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신 대표는 “현재의 기술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열정과 도전 정신이었다”고 설명한다.

신 대표에 따르면 노츠 제품은 국내 엔지니어링 설계, 제조 기술로 제작됐으며 가변 터빈익 기술을 바탕으로 유속과 유량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러너 블레이드는 레이저로 정밀하게 가공되고 3단계 각도 조정이 가능해 다양한 유량의 환경에서도 최소 20㎾∼최대 100㎾의 전력을 가변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유지보수에서도 강점이 있다. 현장에서 즉시 터빈의 상태를 점검,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이 구현됐다. 터빈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접근해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비의 난도를 낮춰 제품을 운용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끔 한다.

한편 아쿠아피시는 부품 내외부 온도 변화를 AI가 판단해 2개의 팬과 환기구로부터 공기를 지능적으로 순환시켜 내부의 온도를 제어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기기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상판의 기울기 설계는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내부의 유입을 방지해 최적의 성능과 내구성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노츠 제품은 전기적 안정성 확보와 수차 효율 향상 및 발전 가동 구간(이용률)을 함께 개선했다. 기존 소수력발전은 대단위 토목공사를 통해 목표로 하는 유속·유량의 환경을 조성함에도 이용률은 60% 정도에 불과하다. AF420은 신규 가변익 기술의 개발과 적용, 동기식 발전기의 응용 등을 통해 발전 구간의 획기적인 확대를 통해 90% 이상의 이용률을 달성했다. 동시에 터빈의 평균 효율을 증대시킴으로써 총발전량을 극대화한 점도 특징이다. 신 대표는 “매우 열악한 유속·유량의 환경에서도 지속 발전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한다.

신 대표는 “아쿠아피시는 태양광, 풍력에 비해 소외됐던 신재생에너지로서 소수력발전의 가능성을 새롭게 증명하는 제품”이라며 “국내 소수력 분야의 산업 활성화를 통해 탄소중립의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한편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여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술력-인재 확보해 기업 성장 발판 마련”


신성우 노츠㈜ 대표 인터뷰


신성우 노츠㈜ 대표
신성우 노츠㈜ 대표
소수력발전 시장과 산업은 청정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우호적인 정부 정책, 분산형 발전에 대한 필요성으로 전망이 밝다. 소수력발전이 주목받을수록 노츠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포화된 국내 태양광시장을 대체 또는 보완할 만한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노츠가 개발한 소수력발전 시스템은 기상 조건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전기 공급이 안정적이고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소수력발전 기술이 선진화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소수력발전 시설 건설을 수행할 경우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전망이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소수력발전 시장 규모는 약 47억 달러(약 6조2000억 원)대로 추산될 만큼 규모가 크다. 소수력발전 시장은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2.5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우 대표(사진)는 회사 성장과 더불어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기술력 확보를 중시한다. 다양한 IT와 진보적 기술이 채용된 아쿠아피시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생산과 내구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인재 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 대표는 “1년 반 전부터 경력 단절 여성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복지 정책을 통해 이직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츠 측은 에너지 분야 올해 매출액은 23억 원, 내년엔 100억 원대, 3년 후엔 500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대표는 “현재 노츠 제품 국내 300개 설치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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