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탈장수술 견딘 86세 교황…마취 깨자마자 의사에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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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8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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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술 당일인 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술 당일인 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하고 있다. ⓒ(GettyImages)/코리아
프란치스코 교황(86)의 복부 탈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서 복부 탈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약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오후 6시 전 마무리됐다.

수술을 집도한 세르조 알피에리 외과의사는 수술 후 취재진과 만나 “교황은 건강하고, 깨어 있고, 정신이 초롱초롱하다”고 밝혔다.

알피에리 의사는 교황이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세 번째 수술은 언제 할 건가요’라는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2021년 7월 알피에리 의사에게 대장을 33㎝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알피에리 의사는 이번 수술 중 다른 질병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교황이 전신마취에 잘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이 5∼7일간 입원할 예정이라며 “교황이 강인하지만 80세를 넘은 고령에 최근 기관지염을 앓았기 때문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수술 전 평소와 다름없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수요 일반알현을 주례했다. 신자들에게는 수술 계획을 알리지 않았으며 일반알현을 마친 뒤 피아트 경차를 타고 제멜리 병원으로 향했다. 이후 교황청은 설명을 통해 “교황이 반복되는 탈장으로 고통을 겪어왔다. 전신마취를 하고 배를 열어 보철물을 이용한 복벽 성형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세르조 알피에리 외과의사(왼쪽)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탈장 수술 후 기자회견에 교황청 대변인 마테오 브루니와 참석했다. 교황은 이날 제멜리 병원에서 복부 탈장 수술을 받았다. 로마=AP/뉴시스
세르조 알피에리 외과의사(왼쪽)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탈장 수술 후 기자회견에 교황청 대변인 마테오 브루니와 참석했다. 교황은 이날 제멜리 병원에서 복부 탈장 수술을 받았다. 로마=AP/뉴시스
1936년생으로 올해 86세인 교황의 입원은 2013년 즉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2021년 대장 수술 당시에는 열흘간 입원했고, 올해 3월에는 호흡기 질환으로 닷새간 병원 신세를 졌다.

지난달에는 고열로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봄부터는 오른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탄 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오는 8월 1~6일 가톨릭 세계 청년대회 참석차 포르투갈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같은 달 31일부터 9월 4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할 계획이다.

알피에리 의사는 교황이 일정을 변경해야 할 의학적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알피에리 의사는 “교황에게 유일하게 당부한 주의사항은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러자 교황은 ‘내가 교황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를 쳐다본 뒤 ‘나는 역기를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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