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WSJ 美기자 간첩혐의 체포… 냉전후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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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출신 美국적 게르시코비치 기자
美지시로 군산복합기업 기밀 수집”
WSJ, 혐의 부인… “기자 안전 우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러시아에서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금됐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30일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의 미국 국적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사진)을 간첩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그의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FSB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언론과 관련이 없는 활동을 펼치기 위해 특파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모스크바로 이송돼 FSB의 미결수 구금시설인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출신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부모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WSJ에 합류하기 전 AFP 모스크바 지국에서 근무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정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로 취재했다. WSJ는 성명을 내고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간첩 혐의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며 “우리는 그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기자회도 “러시아의 보복으로 보이는 행위에 우려를 표명한다. 언론인이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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