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선명해지는 진영 대결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7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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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권위주의적 정권인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민주주의의 중추 역할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터키), 헝가리 등의 권위주의 지도자와는 다소 거리를 둔 채 민주주의가 싹트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 구애를 보내면서 진영 대결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29~30일 한국, 코스타리카, 잠비아, 네덜란드 공동 주최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지난 2021년 미국 주도로 시작됐다. 민주주의 진영이 직면한 위기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2021년에는 113개국이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규모를 확대해 121개국 정상과 유엔 등 국제기구 수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인권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마티 플랙스는 AFP에 “이번 회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중요하고 매우 긴급한 문제로 바뀐 가운데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관련한 가상 회의로 시작한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늘 군복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섰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는 것은 정상회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AFP는 분석했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사우디, 이집트, 튀르키예 등 이른바 ‘독재 정권’ 정상들은 초청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그렇지 못한 행보를 이어오며 ‘언행 불일치’로 인권 운동가들의 비판을 직면해야 했는데,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조처로 해석된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2022년의 독재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역시 2021년 독재자 후보에 포함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권위주의와 거리두기 행보는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유일하게 헝가리를 초청하지 않으면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2018년 4선에 성공했지만, 언론 탄압, 난민 비난, 러시아에 대한 호의적인 발언 등으로 자유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 국무부는 어떤 기준으로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할 정상들을 선정했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우리는 어떤 나라가 민주주의이고 아닌지를 정의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국가들을 다수 초대하며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1년 정상회의 참석 명단에선 배제됐다가 이번에 초청받은 정상에는 야당 집회 금지령을 해제해 인권단체로부터 환영을 받은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 지난 2021년 대선 이후 정치적 긴장이 완화한 코트디부아르의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과 감비아, 모리타니,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이 대거 포함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지난 26일부터 가나, 탄자니아, 잠비아를 순방 중이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해방 운동 당시 도움을 건넨 구소련과 달리 우익 세력을 지원하던 미국이 입장을 선회한 것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WP는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려는 노력이지,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아프리카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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