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진, 윤경림 사퇴 만류… “주총까진 가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5일 03시 00분


소액주주들 ‘선임 찬성 인증’ 나서
업계 “정권따라 CEO 수난 반복”

KT의 거듭된 차기 대표이사 후보 사퇴 소식에 초유의 경영 공백 위기가 가시화하자 KT 소액 주주들이 경영 안정을 위한 ‘주주운동’에 들어갔다.

24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KT 소액 주주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네이버카페) ‘KT 주주모임’에 공지된 주주운동 참여 주주는 1700명으로 집계됐다. 보유 주식은 379만6000주로 KT 전체 주식의 1.45%에 해당하는 규모다. 4일 약 30명, 40만 주 수준으로 시작한 주주운동 참여 규모가 최근 대표 후보들의 잇단 사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커뮤니티는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정치권 등에서 외압 논란이 불거지자 주주가치 훼손을 막자는 취지로 지난달 25일 만들어졌다.

주주운동은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임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사진)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지며 본격화했다.

주주들은 주총 사전 전자투표에서 윤 후보자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고 이를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방식으로 주주운동에 나섰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소액 주주들은 윤 후보의 사의 표명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주주운동을 끝까지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윤 후보는 22일 열린 이사회 간담회에서 “더 버티면 회사가 더 힘들어진다”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T 이사회는 24일에도 “회사를 위해서 주총까지 가야 한다”며 윤 후보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의 연임 포기에 이어 윤 후보까지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KT 최고경영자(CEO)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명이 CEO 자리에 올랐지만,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모두 채운 CEO는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kt#이사진#윤경림 사퇴 만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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