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마포 소각장, 주민 원하면 지상 건립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1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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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소각장 벤치 마킹
소각장 동시 가동기간 단축도 검토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 . 쓰레기를 소각해 열과 전력을 생산하는 ‘아마게르 바케’는 사계절 이용 가능한 스키 슬로프를 비롯해 굴뚝 전망대 카페 등 을 갖춘 지역 명소로 꼽힌다. 서울시 제공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 . 쓰레기를 소각해 열과 전력을 생산하는 ‘아마게르 바케’는 사계절 이용 가능한 스키 슬로프를 비롯해 굴뚝 전망대 카페 등 을 갖춘 지역 명소로 꼽힌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설립 추진 중인 쓰레기 소각장을 지상에 짓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하화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지상에 지을 경우 주변 하늘공원 등과 연계해 친환경 랜드마크로 조성할 수 있다는 취지다.

유럽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쓰레기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마포 소각장도) 좀 더 창의적으로, 매력 있는 시설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좋겠다“며 “아마게르 바케처럼 창의적인 용도와 외관 등이 나오면 주민 의견에 따라 (소각장이) 지상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암동 소각장은) 100% 지하화 또는 50%나 80% 지하화도 가능하다. 주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왼쪽)이 20일(현지 시간) 아마게르 바케의 옥상 전망대로 올라가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왼쪽)이 20일(현지 시간) 아마게르 바케의 옥상 전망대로 올라가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17년부터 가동된 아마게르 바케는 쓰레기를 태워 열과 전력을 생산하는 자원회수시설이다. 하루 1200t 정도를 소각하는데, 지붕에 사계절 스키 슬로프를 만들고 굴뚝에 전망대 카페를 조성해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코펜힐(Copenhill)’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8월 시는 신규 소각장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했다. 2026년까지 현 소각장 옆 부지 지하에 하루 1000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설치한 뒤 2035년까지 기존 소각장을 철거한다는 구상이었다. 9년 동안 두 소각장을 동시 가동해야 하는 데다 새 소각장이 기존 소각장보다 규모가 커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각장을 아마게르 바케처럼 지상에 건설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원할 경우 지상화도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 시장은 소각장 동시 가동 기간을 두고 “몇 년이라도 줄일 방법이 없는지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겠다”고 했다.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선 “우리 과학 기술이 덴마크에 못 미치지 않는다. 노력만 한다면 배출 가스 질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전날 코펜하겐 브뤼게섬 해수풀장을 방문한 뒤 한강이촌공원에도 한강물을 사용하는 부유식 수영장 등 복합 항만 시설(한강 아트피어)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코펜하겐=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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