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는 북캅카스서 끌려온 노예의 아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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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전문가, 저서 통해 주장
“모친, 혼외자 다빈치 낳은뒤
노예서 해방된 문서 찾아내”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천재 화가이자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노예의 아들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ANSA통신 등은 14일(현지 시간) 30년 이상 다빈치를 연구한 카를로 베체 나폴리대 교수가 다빈치의 어머니 카테리나는 노예였다는 연구 결과를 자신의 최신 저서 ‘카테리나의 미소’(사진)에서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빈치는 1452년 피렌체 인근 빈치에서 공증인이던 아버지 피에로와 카테리나 사이에서 혼외자로 태어났다. 그동안 어머니 카테리나가 유대인이라거나 이 지역 농민이라는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출신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카테리나가 노예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베체 교수가 피렌체 기록보관소에서 발견한 카테리나의 ‘노예해방문서’였다. 피에로가 직접 작성한 이 문서에는 “그녀의 자유와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노예에서 해방시킨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베체 교수에 따르면 카테리나는 흑해 북동쪽 연안 북캅카스 체르케스에서 피렌체로 팔려 왔다. 이후 가정부와 유모로 일하다 피에로를 만나 다빈치를 낳고 약 6개월 뒤인 1452년 11월 2일 노예 신분에서 해방됐다. 베체 교수는 “노예였던 카테리나를 사랑한 남자, 그녀에게 ‘레오나르도’라는 이름의 아기를 준 남자, 그녀를 노예에서 해방시킨 남자는 모두 동일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주민 어머니의 어려웠던 삶은 똑똑한 아들에게 자유의 정신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체 교수의 연구에 대해 “그동안의 학술 논쟁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이론”이라고 평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다빈치#북캅카스#노예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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