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국어시간 늘리고 디지털 교육 2배로…새 교육과정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2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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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24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국어 수업 시간이 34시간 늘어난다. 2025년에는 고등학교 수학과 영어 교과에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한 ‘기본수학’과 ‘기본영어’가 공통과목으로 도입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안전교육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개정 교육과정은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적용된다. 2025년부터는 중·고등학교 1학년부터 차례대로 도입된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2024년 2월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 초등 국어시간 늘리고,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축소

국어 교과는 기초 문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국어 수업 시간이 현재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늘어난다.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교육 시간도 현재의 두 배로 확대된다. 초등학교 5, 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시간을 현재의 17시간에서 34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학교도 정보 과목 시간이 34시간에서 68시간으로 확대 편성된다.

2025년부턴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축소된다. 자유학기제는 지필 시험 대신 체험과 진로 교육 위주로 수업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른 시기에 진행되는 진로 교육의 실효성 논란과 학력 저하 우려가 컸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현재 중학교 1학년 1·2학기 모두 적용 중인 자유학기제는, 2025년부터는 1학년 중 한 학기만 선택해 시행하기로 했다. 대신 고등학교 입학 전인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진로연계교육이 신설된다.

이태원 핼리윈 참사를 계기로 안전 수업을 강화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체육, 보건 등 관련 교과에 다중 밀집 지역 안전 수칙, 위기 상황 대처 능력 등을 반영하고 체험 위주의 교과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 중1,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
고등학교 1학년 때 듣는 수학과 영어 공통과목에는 ‘기본수학’과 ‘기본영어’가 추가된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난도가 낮은 과목을 만들어 대체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과목들은 학습량이 적다. 교육부는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이 본인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으며 학력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5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고교학점제’를 기반으로 수업을 듣게 된다. 1학점은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16회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각 과목은 학기당 4학점이다. 체육, 예술, 교양은 3학점으로 구성된다. 졸업까지 3년 동안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단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국어와 영어, 수학의 총 이수 학점은 81학점을 넘지 않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준비가 더 필요해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보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고교학점제 도입 시점을 늦춘다고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 교육과정이 확정되면서 대입제도 개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중학생 1학년은 2025학년부터 고교학점제 체제로 수업을 받게 되고, 2028학년도 대입제도도 이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내년 상반기(1~6월) 안에 개편 시안을 만든 뒤, 2024현 2월까지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 개정 때마다 잡음…국교위 ‘졸속 심의’ 논란도
진영 간 갈등이 컸던 역사와 성 관련 용어 표기는 국가교육위원회 의결안이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고교 한국사 과목엔 ‘자유민주주의’가 명시됐다. 통합사회 과목의 ‘성소수자’는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바뀌었다. 보건 과목의 ‘섹슈얼리티’ 용어도 삭제됐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8월 말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 공개된 후 공청회마다 보수·진보 단체들은 일부 내용의 삭제나 추가를 요구하며 대립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 의결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14일 최종 의결 과정에서는 진보 진영 위원 3명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퇴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상윤 차관은 “국교위가 애초 예정보다 두 달 늦게 출범하면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국교위가 교육과정 개발 단계부터 주도권을 갖고 추진하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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