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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102세 철학자 “사랑이 있는 고생이라 행복했죠”

입력 2022-12-03 03:00업데이트 2022-12-03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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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론’ 에세이 낸 김형석 교수
“자기 인격만큼 행복 누리게 돼
100세 넘으니 행복 얘기하는 게 행복”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2일 출간기념간담회에서 “젊었을 때 체력을 낭비하면 오래 살기 어렵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을 정열적으로 하며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2일 출간기념간담회에서 “젊었을 때 체력을 낭비하면 오래 살기 어렵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을 정열적으로 하며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나는 누구보다 고생을 많이 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했습니다. 사랑이 있는 고생이었기에 행복했죠.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허허.”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102)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에세이집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열림원)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여전히 활짝 웃는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봤다. 걸어 들어오며 처음엔 살짝 부축을 받긴 했지만 곧고 정정했다. 여유 있게 발걸음을 디뎠고, 목소리에선 힘이 느껴졌다. 의자에 앉은 뒤엔 다리를 꼰 채 2시간 가까이 열정적으로 자신의 행복론을 설파했다.

지난달 28일 출간된 에세이집은 김 교수가 그동안 행복을 주제로 쓴 글들을 골라 묶었다. 그는 책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선 목표가 아니라 과정을 즐겨야 한다”며 “고생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받았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전한다.

“누구나 행복을 원합니다. 그런데 행복은 내가 어떤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느냐에 달려 있어요. 결국 내 인격만큼 행복을 누리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행복해지기 위해선 인격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김 교수는 “인간은 나이에 따라 다른 행복을 느낀다”고도 했다. 중요한 건 “상대방의 행복을 인정하는 태도”라고도 조언했다.

“젊었을 땐 돈과 사랑, 즐거움이 행복과 동의어예요. 50, 60대가 되면 성공이 행복의 척도가 되죠. 70∼90세쯤 되면 보람을 추구하며 행복을 찾습니다. 90세 이후에는 베푸는 걸 행복으로 여기게 되죠. 100세가 넘으니 남들에게 행복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그는 요즘 들어 ‘오래 살면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김 교수는 “아무래도 95세 이후엔 몸이 쉽사리 피곤해지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인다”며 “건강은 몸이 아니라 정신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오래 사는 게 그리 좋은 건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든데, 밤에 잠을 청하면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이젠 오래 잠들 때가 된 것 같아요. 다만 지금 하는 작업들은 끝내고 싶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책이 더 출간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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