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000개 신상 쏟아내던 中 패션브랜드, 美서 줄소송 당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4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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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홈페이지 캡처
쉬인 홈페이지 캡처
세계 10대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글로벌 패션 브랜드 ‘쉬인’이 지적재산권 침해로 미국서 수십 여건 소송을 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정보기술(IT)뿐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서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에 쉬인을 대상으로 제기된 상표권 및 디자인 침해 소송은 최근 3년간 50건이 넘는다. 쉬인처럼 디자인 수만 건을 빠른 속도로 유통시키는 ‘H&M’이나 ‘자라’도 디자인 침해 소송을 자주 당하지만 쉬인의 10분의 1수준이다.

쉬인은 리바이스, 닥터 마틴, 랄프 로렌 같은 패션업체뿐 아니라 록그룹 너바나 앨범 디자인까지 무단 도용한 혐의로 피소됐다. 이 같은 디자인 베끼기로 하루 6000개 신상품 발매가 가능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미국 패션업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쉬인 측은 “디자인 재산권 침해는 우리 의도가 아니다. 상품 리뷰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최초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쉬인은 ‘30대 이상만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10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평균 단가 1만 원대, 하루 6000개 신상품, 매장 없이 온라인에서만 판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렌드 주도 등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 취향을 맞추며 급성장했다. 기업가치는 1000억 달러(130조 원)에 이르며 지난해 매출은 190억 달러(약 24조6500억 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아마존을 누르고 가장 많이 내려받은 쇼핑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포담대 로스쿨 패션 지적재산권 전문가 수전 스카피디 교수는 WSJ에 “쉬인은 디자인 침해의 새로운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주요 용의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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