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먹는 약 추가 도입…남은 선택지는?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2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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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루피라비르)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치료제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 업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조만간 라게브리오 10만명분이 국내로 도입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가 병원 금기 약물, 신장이나 간 장애 등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MSD의 라게브리오 도입 필요성을 논의했다”며 “긴급사용 승인이 나면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는 것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게브리오는 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11월 17일부터 사전검토에 나서며 긴급사용 승인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먼저 긴급사용 승인하고, 라게브리오는 추가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라게브리오의 최종 연구 결과, 고위험군 감염자의 입원·사망률을 낮추는 비율이 30% 정도로, 87%인 팍스로비드에 비해 크게 낮고, 가임기 여성과 남성의 경우 일정 기간 피임을 유지해야 하는 등 부작용 우려가 불거지자 추가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확진자가 늘고, 팍스로비드의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라게브리오 도입을 결정했다.

정 청장은 “현재 추세로는 팍스로비드의 경우 2주 정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어 라게브리오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팍스로비드 처방이 어려운 고위험군에게 처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라게브리오 도입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하고 있는 다른 치료제들도 추가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외에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항체치료제 ‘제부디’(소트로비맙)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이부실드’(틱사제비맙·실가비맙) 등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한 바 있다.

앞서 국내에서도 예방약으로 쓰이는 이부실드의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정 청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부실드를)면역저하자들에 투여하기 위해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면역저하자들은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밖에서 항체를 주입해 장기간 효과를 내는 항체치료제를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부실드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용 항체치료제다. 519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 이부실드 투약군은 위약(가짜약)군보다 발병 위험이 77% 줄었다. 6개월 추적 평가한 결과에서는 83% 줄었으며, 예방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됐다. 델타, 알파, 감마, 베타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FDA 연구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 유지도 확인됐다.

FDA는 백신 부작용을 겪거나 면역 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돼 백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면역력이 약한 12세 이상 일부에게 사용하도록 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충분한 효과를 위해 투약 용량을 두 배로 늘리도록 승인했다.

앞서 국회 복지위도 이부실드 도입 예산을 마련했으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보건당국은 필요하다면 예비비로 이부실드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며, 식약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만나 정보를 공유한 바 있다.

GSK의 제부디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는 작년 말 항체치료제 중 소트로비맙이 오미크론에 대해 다른 변이와 같은 중화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긴급사용 승인을 위해서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라게브리오 외에 다른 치료제의 경우에는 아직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 긴급사용승인 및 정식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는 팍스로비드와 길리어드 제약사의 ‘렘데시비르’, JW중외제약 ‘악템라’, 셀트리온 ‘렉키로나’가 있다. 다만, 렉키로나는 현재 효과성 등을 이유로 사용이 중단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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