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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사회복지사 3명중 1명 직장내 괴롭힘 경험… 구제장치 마련돼야”

입력 2021-12-24 03:00업데이트 2021-1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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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사회복지사협회 조사
“괴롭힘 대응조치 없었다” 42%
헌신 종용받는 근무 분위기 반영
종사자의 인권 보호체계 구축 시급
올 3월 전북 A복지시설 관장의 갑질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투서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등 전국의 복지 관련 단체에 뿌려졌다. 욕설과 막말을 서슴지 않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기 일쑤라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인 일에 직원을 동원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했다.

익명의 투서 사건은 또 다른 시설에서도 터졌다. 같은 달 전북 B복지시설의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하는 투서에는 직장 내에서 이뤄진 관장의 갑질과 성추행 등을 고발하는 내용이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기관의 관장은 해임됐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곪았던 일이 터졌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런 지적은 기우가 아니었다.

23일 전북사회복지사협회가 내놓은 ‘사회복지 종사자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3명 가운데 1명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갑질 폭로 투서’가 계기가 됐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직장 내 갑질 등 괴롭힘을 겪은 14명을 대상으로 표적 집단면접을 통해 설문지를 만든 뒤 9월 27일부터 3주간 온라인을 통해 조사를 벌였다. 설문에는 274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18.8%는 최근 3년 이내 직장 내 괴롭힘을 직접 경험했다고 했다. 14.4%는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고 밝혀 응답자 33.2%가 괴롭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사의 괴롭힘이 40.7%로 가장 많았고, 동료의 괴롭힘과 갈등이 23.5%였다.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기관의 안일한 대응이다. 기관의 대응 방법을 물었더니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응답이 42.2%나 됐다. 피해자 회복 지원은 3%에 그쳤고, 가해자를 징계한 경우는 1.5%로 기관들이 괴롭힘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2.6%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생기면 외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고, 50.9%는 괴롭힘 예방과 문제 해결을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도움 전담팀 운영,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원식 전북사회복지사협회장은 “6만여 복지시설 종사자 가운데 274명이 답한 결과가 수치상으로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혜자와 조직에 헌신을 종용받는 사회복지사들의 근무 환경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 및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회복지 종사자 안전 및 인권옹호 조례 제정을 비롯해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센터 설치 등 제도적 구제장치 마련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서양열 전북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직장 내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설장과 관리자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인권보호체계 구축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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