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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사회

“브레이크 밟자 입원비 요구한 승객”…택시기사의 사연

입력 2021-12-21 15:39업데이트 2021-12-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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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공소권 없음’ 처분
검은색 차량 등장에 브레이크 밟자 입원 치료비 요구한 승객들.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택시기사가 사고를 피하려 브레이크를 밟은 탓에 팔을 다쳤다며 입원 치료비까지 요구한 승객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택시기사는 “승객이 안전띠를 매고 있었고, 충격이 크지 않았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택시기사 진짜 못 해 먹겠습니다’라는 택시기사 A 씨의 영상이 올라왔다.

‘택시기사 진짜 못해 먹겠습니다’ 영상.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

해당 택시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지난 10월 20일 오후 6시경 인천의 한 골목길에서 발생한 일이 담겼다. 영상에는 당시 여성 승객 2명이 조수석과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A 씨는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낮은 속도로 운행 중이었다. 다만 갑자기 검은색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자 순간 A 씨는 브레이크를 밟았고 이에 한 승객은 “어머 깜짝이야”라며 놀랐다.

하차 후 20분 뒤 A 씨는 승객의 남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한다고 보험접수를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

이에 A 씨는 “앞좌석 승객은 안전띠를 매고 있었고, 충격이 크지 않아 유리창이나 대시 보드에 부딪히지 않았다”며 “(승객이) 심지어 손도 짚지 않고 팔로 손잡이를 잡은 것도 아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뽑은 지 얼마 안 된 새 차라 브레이크가 잘 잡혔다”며 “급브레이크가 아니었고 약간 내리막길이다 보니 제동하면서 평지보다 몸이 앞으로 쏠려 흔들린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런데도 “승객 2명 모두 입원 처리를 한다고 요구했다”며 “팔이 삐끗했다는데 이들의 병원행이 정당한지, 피해자가 정말 맞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도 손과 심장이 부들부들 떨려 글을 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건 발생 5일 후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서에서 A 씨는 사고 경력 조회를 통해 31년 무사고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A 씨는 “택시기사 못 해 먹겠다. (이 일로 인해) 신경 안정제로 생활하며 운전을 하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쉽지 않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결국 지난 6일 A 씨는 경찰로부터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도 “그간 받은 스트레스와 경제적 손해, 앞으로도 지속될 트라우마 때문에 무고로 소송을 진행하려 했지만 담당 경찰 조사관이 안 된다고 하더라. 상대방 보험 사기 조회를 위한 정보도 알려 줄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상대방이 정말 아파서 병원 치료를 했을 수도 있고, 정신적 충격만 받아도 트라우마로 택시를 겁낼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A 씨는 “너무도 재수 없었던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돌아왔다”면서도 “계속 억울함이 남아 있는데 잊고 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자문을 구했다.

이에 교통사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는 “종합보험이나 공제조합에 가입돼 있기에 ‘잘못했다, 아니다’ 판단 없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다는 뜻”이라며 “혹시라도 범칙금을 부과하려 했다면 거부하고 즉결심판 보내 달라고 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31년 무사고 경력이 유지됐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음에는 미리 속도를 줄이고 섰다가 들어가는 마음으로 이런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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