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 사이버공격으로 내년 선거 개입… 실제 전쟁 될 수도”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7-29 03:00수정 2021-07-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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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국 방문
“허약한 경제, 푸틴 위험하게 만들어… 당국, 러 허위정보에 강력 대응해야”
러, 유령 계정 생성-댓글부대 동원, 2차례 대선 개입… 바이든 낙선 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 있는 국가정보국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매클레인=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인터넷에서 정치적 허위정보들을 퍼뜨리며 내년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며 정보당국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버지니아 매클레인에 있는 국가정보국(ODNI) 방문연설에서 “러시아가 2022년 미국 중간선거와 관련해 벌써부터 하고 있는 것들과 허위정보들을 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매일 오전 정보당국의 브리핑을 통해 관련 정보들을 보고받았다고 밝히며 “이것은 완전한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들이 팩트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게 만들고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허위정보들에 정보당국은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하며 “러시아의 허약해진 경제가 사이버 영역에서 푸틴을 더욱 위험한 인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선거를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2016년과 2020년 미국 대선에도 개입하려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그를 띄우고 경쟁자였던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적 허위정보를 인터넷에 퍼뜨렸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소셜미디어에 유령 계정들을 자동 생성하는 ‘봇(bots)’ 프로그램을 심거나 사이버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거짓 메시지들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인 신분을 도용해 만든 가짜 계정은 팔로어가 수천에서 수십만 명에 달했다. 3월 기밀 해제된 ODNI의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이런 선거개입을 지시했거나 최소한 승인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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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점점 커지는 사이버 공간의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을 비롯한 사이버 위협들이 실제 세계에서 어떤 피해와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봤다”며 “우리가 만약 주요국과 실제 총격전(real shooting war)을 벌이게 된다면 그것은 사이버상의 충돌로 인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과 솔라윈즈 등 미국 업체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문제 삼아 올해 4월 러시아를 제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랜섬웨어를 비롯한 사이버 공격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는 당시 “사이버 공격이 계속된다면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직접 찾은 것은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120여 명의 ODNI 직원 앞에서 정보기관의 정치화를 비판하며 “상황에 대한 여러분의 판단을 바꾸려고 행정부가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는 일은 내 재임 기간에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보기관의 판단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바이든#러시아#사이버공격#선거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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