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 수사공백 우려”… 특사경 확대 방안 유력 검토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7-26 03:00수정 2021-07-26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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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출범 2년 맞아 증원 등 나서 자본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수사하기 위해 2년 전 출범한 금융감독원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없어지면서 생긴 수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특사경의 감독 체계나 운영 방식 등을 놓고 금융당국과 검찰 등 관계기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협의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기회에 금융당국과 검찰, 경찰 등으로 분산된 자본시장 수사 권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대검찰청 등 관계기관들은 이달 18일 출범 2주년을 맞은 자본시장 특사경의 조직 보완 방안에 대한 협의에 나섰다. 특히 특사경 증원 방안이 최우선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자본시장 특사경은 2년 동안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검찰에 이첩한 사건 17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 중 9건이 종결됐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인원 10명에 불과한 조직이 하나금융투자·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선행 매매와 한일시멘트 시세조종 혐의 등을 수사해 유죄 판결과 기소를 이끌어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한다. 금융시장에선 야심 차게 출범한 것에 비해 실적이 초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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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 규모 확대에 힘이 실리는 것은 금감원이 인력 및 장비 충원을 꾸준히 요청해 온 데다 검찰이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다시 금융범죄수사협력단을 꾸리면서 특사경 증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직접수사가 어려워진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자본시장 특사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사경에 대한 예산 결정권을 가진 금융위도 자본시장 수사 인력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산하에 특사경 조직을 별도로 두고 증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 산하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강제조사권을 갖고 있고, 검찰과 경찰도 금융·경제 범죄 수사를 하는 상황에서 특사경을 별도로 두면 업무 중첩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 본원 대신 자조단 내에 특사경을 설치하거나 남부지검 금융범죄수사협력단에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금융위(자조단), 금감원(특사경), 검찰(금융범죄수사협력단), 경찰(금융범죄수사대) 등 기관별로 난립해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컨트롤타워 없이 수사기관이 난립해 있으면 그 틈을 타고 자본시장 관련 범죄가 더 발생할 수 있다”며 “전문성이 있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수사 권한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금융범죄#수사공백#특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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