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초등교사 출신 카스티요 당선 확정

김예윤 기자 입력 2021-07-21 03:00수정 2021-07-2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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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심판원, 대선 43일만에 발표
‘득표 1%차’ 우파 후지모리 승복
NYT “시골 출신 최초 빈농대통령”
19일 페루 리마에서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페드로 카스티요. 리마=AP 뉴시스
빈농 출신으로 25년간 시골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좌파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52)가 페루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19일 페루 국가선거심판원은 카스티요 후보를 차기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6월 6일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지 43일 만이다. 결선 투표에서 카스티요에게 1% 내외의 근소한 차로 뒤진 전직 대통령의 딸인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46)가 무효표 등 대선 사기를 주장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달 넘게 발표가 미뤄졌다가 이날 선거심판원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며 후지모리도 패배를 인정했다. 카스티요 당선인은 28일 취임해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25년간 시골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중앙정치 경험이 전무한 카스티요의 당선은 예상치 못한 이변으로 꼽힌다. 이번 페루 대선에는 전직 대통령,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의 딸, 국가대표 축구선수, 4선 의원 등 총 1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카스티요는 3월까지만 해도 지지율 3%를 넘지 못한 군소 후보였다. 그러나 4월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시골 빈농들의 몰표를 받아 18.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카스티요는 1969년 페루 북부 지역에서 글을 모르는 소작농 부모 밑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두 시간씩 걸어 통학했으며 학업을 위해 수도 리마에서 호텔 화장실 청소부터 신문과 아이스크림 판매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는 고향에 돌아와 1995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2002년 지방 소도시 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17년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이후에도 교사로 일하며 정당 지방조직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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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농부들이 많이 쓰는 챙 넓은 모자와 판초, 재활용 타이어로 만든 신발을 신고 전국 유세를 돌았다. 그는 “부자 국가에 가난한 이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당선돼도 대통령 급여가 아닌 교사 월급을 받겠다”고 해 서민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대통령 당선을 두고 “대부분의 인생을 안데스 시골에서 살아온 페루 최초의 빈농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페루 대선#카스티요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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