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신 예약 4번째 먹통, 신뢰 하락 자초하는 방역행정

동아일보 입력 2021-07-21 00:00수정 2021-07-21 09:2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일 오후 8시 4분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사이트에 접속 대기 중인 모습.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 4분 만에 5만 명 넘는 접속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안내문이 떠 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어제 실시된 만 50∼52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에서 대기를 해도 예약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거나 수십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뜨는 등 먹통 현상이 벌어졌다. 그제 만 53, 54세 예약은 시스템 오류로 2시간 중단됐고, 긴급 조치로 재개된 뒤에도 한동안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앞서 55∼59세 예약 첫날인 12일 접속 장애가 속출했고, 예약이 재개된 14일에도 3시간가량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네 번 연속 예약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 50∼54세 예약을 같은 날 시작하려다 접속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53, 54세를 하루 먼저 예약하는 것으로 바꿨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비공식 통로를 통해 예약 시스템에 접속하는 ‘뒷문 예약’도 여전했다. 접종 대상자가 743만 명인 50대 예약에서 혼선을 막지 못한 마당에 앞으로 1900만 명에 달하는 40대 이하 예약을 진행할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예약 홈페이지가 처리할 수 있는 동시접속 건수는 30만 건 정도다. 그런데 한 사람이 스마트폰과 PC로 접속하는 경우가 있고, 부모 대신 예약하려는 자녀들도 많아 그제는 최대 1000만 건이 동시에 몰리기도 했다. 정부는 “예약 개통 직후에는 접속을 피해 달라”고 호소하지만 55∼59세 예약 당시 예고 없이 ‘선착순 마감’이 벌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4차 대유행을 하루빨리 진정시키기 위해선 국민의 협조가 절실하고, 이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접종 예약 시스템 차질이 반복되면 정부의 방역 행정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야 예약 시스템 서버 증설에 나섰는데 왜 미리 늘리지 못했고 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지, 접속자를 더 분산해야 한다면 어떻게 대상을 세분화할 것인지 등을 국민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관련기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전 예약 먹통#정부 신뢰하락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