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이순신 현수막’ 내려…IOC “욱일기 반입도 금지” 약속

도쿄=유재영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07-19 03:00수정 2021-07-19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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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체육회, IOC의 철거 요청 받아들여
‘범 내려온다’ 현수막으로 교체
조직위 “욱일기 반입금지 해당안돼”
응원 현수막 교체 17일 오후 일본 도쿄 주오구 하루미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태극기와 함께 ‘범 내려온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윗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활용한 ‘신에게는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이 이날 오전 철거되기 직전의 모습. 도쿄=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대한체육회가 17일 오전 일본 도쿄 주오구 하루미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숙소에 걸었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결국 내렸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15일 파견 직원을 통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尙有十二·아직도 신에게는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에서 따온 문구다.

일본 언론은 곧바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문제 삼았다. 한 극우 단체는 16일 한국 선수촌 앞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앞세워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한국 선수단은 정치적인 선전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결국 IOC의 요청을 따르기로 했다. 그 대신 IOC에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같은 규정을 적용해 달라는 입장을 전해 약속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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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한국 선수단 숙소에는 ‘범 내려온다’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대신 내걸렸다. 지난해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판소리 ‘수궁가’에서 범이 내려오는 장면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 큰 인기를 끈 곡이다.

하지만 욱일기와 관련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8일 욱일기를 든 한 일본 극우단체가 올림픽선수촌 앞에서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한 회원이 현장을 취재하던 한국 사진기자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현지 경찰의 제지로 더 이상 불상사는 없었다. 정확한 시위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인, 바보 등의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IOC가 대한체육회에 약속한 욱일기 관련 내용이 얼마나 지켜질지 관심을 모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7일 “모든 선수들이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선수촌은 선수들이 평온하게 머물도록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한편 대한체육회가 선수촌 식당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섭취하지 않도록 한국 선수단에 별도 도시락을 지급하는 일에 대해서도 일본의 일부 인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은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재료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밝혔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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