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릴까’ 불안한 고3은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떠올려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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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 코로나 블루 극복법
코로나19로 정상등교 미뤄지고, 감염 우려로 불안-우울감 높아져
선생님과 함께 면접 준비 해보거나 호흡에 집중하며 스트레스 낮춰야
확진된 친구 배려하는 마음 중요… 카카오톡-‘위센터’서 상담도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14일부터 또다시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1년 반 가까운 시간 동안 학교에 정상 등교를 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이 겪는 우울감, ‘코로나 블루’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148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7년 114명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 블루를 잘 이겨낼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서울시교육청과 현장 상담교사들의 조언을 Q&A 방식으로 풀어봤다.

―코로나19 전후 학교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기다릴 기회가 사라졌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에서는 3월 학생회장 선거에서 모든 후보 학생이 체육대회 부활을 공약으로 걸기도 했다. 시험이나 수행평가 같은 학사 일정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축제나 체육대회 같은 행사는 비대면으로 전환되거나 아예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유행이다. 학생들이 느끼는 ‘코로나 블루’에는 어떤 게 있나.


“학생들은 코로나19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유발되는 사건 때문에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낀다. 내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주변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 고3이라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데 코로나19에 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데서 오는 불안감 등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 상황에 대한 평가가 우울감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건 내가 지금 할 수 없다. 불안에 대처할 때는 내가 상황을 다룰 수 있다는 통제감이 제일 중요하다. 고3인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게 되면 입시 준비를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든다. 이럴 때는 전화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면접 준비를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은 순응하고 판단을 미뤄야 한다. 부모님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판단을 미루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불안에 대처하는 데 효과적이다. 명상도 마음을 비우고 현실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낮출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호흡 집중과 신체 이완은 걱정을 잠시 멈추는 데 도움이 된다. 호흡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의자에 깊숙이 앉는다. 의자의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고 바르게 앉는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자신의 코끝을 본다. 한 손은 배꼽 아래에 두고, 다른 손은 가슴에 가볍게 올린다. 배꼽 아래가 부풀어 오르도록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이를 3번 반복한다. 신체를 이완하기 위해서는 먼저 최대한 이마, 눈썹, 코 등 얼굴에 힘을 줘 찡그려본다. 그 다음 일시에 힘을 빼보라. 달라진 몸의 느낌을 호흡하면서 느껴보면 된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대규모 체육대회나 축제는 없어졌지만 줌(ZOOM) 등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친구들끼리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을까.

“코로나19에 확진됐거나 자가격리하는 친구를 배려하는 게 우선이다. 친구의 상황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거나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지 않고, 친구가 격리돼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됐다면 이를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이든 거짓이든 친구가 원하지 않는 이야기를 소문내는 것도 학교폭력임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장난치지 말아야 한다. 기침하는 친구를 코로나19 환자라고 놀린다거나, 친구가 싫어하는데도 자꾸 신체 접촉을 하면 안 된다.”

―부모님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이 있을까.

“부모님 먼저 스스로를 돌보면 좋겠다. 재난을 겪는 것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아마 가계를 책임지는 부모님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더 많을 것이다. 아이들을 더 많이 살피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편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장 쉽고 안전하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방안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하다면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다 들어줄 개’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다. 대면 상담이 필요할 땐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생 상담 시설인 ‘위(Wee)센터’로 연락해 달라. 위센터는 방학 때도 오프라인으로 운영한다. 센터 방문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위클래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담 운영도 활성화됐다. 학생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줌으로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헬프콜), 생명의 전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말이 있다면….

“코로나19에 빼앗긴 것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역설적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코로나 블루#극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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