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딸 폭행치사-시신유기… 비정한 30대 친부 붙잡혀

대전=이기진 기자 입력 2021-07-13 03:00수정 2021-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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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아동학대 의심 신고로… 경찰 출동前 담장 넘어 도주
경찰, 사체유기 방조 혐의 친모 구속
지난달 사망 추정 여아 부검 의뢰
태어난 지 20개월밖에 안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3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12일 오후 2시 40분경 대전 동구의 한 모텔에 숨어 있던 A 씨(30)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A 씨를 추적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중순경 자신이 살던 다세대주택에서 생후 20개월 된 친딸을 이불로 덮은 뒤 마구 폭행하고 학대해 숨지게 했다. 또 숨진 여아의 친엄마인 20대 B 씨와 함께 시신을 욕실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B 씨를 시신 유기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딸을 자주 때렸다. 딸이 숨진 날도 남편이 술을 마시고 아이가 칭얼댄다는 이유로 이불로 덮어놓고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딸이 숨진 뒤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아내를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을 유기한 이유에 대해 B 씨는 “부패할 것 같아 남편과 함께 아이스박스에 넣어두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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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피해 여아가 지난달 중순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 당시 옆구리와 허벅지, 오른쪽 팔 등에 학대 흔적이 남아 있었고 얼굴에서도 출혈이 선명했다.

여아 사망은 이달 9일 새벽 외할머니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외할머니는 딸 부부와 연락이 닿지 않자 딸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집에 손녀가 보이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욕실 아이스박스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숨진 아이의 친엄마인 B 씨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이 출동하기 전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옆집 담장을 넘어 달아났다가 사흘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아동범죄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A 씨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휴대전화 위치 추적이 안 돼 폐쇄회로(CC)TV 분석과 탐문 등을 위주로 수사를 벌여왔다. A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방범카메라가 적은 골목길을 주로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직접적인 사망 원인과 사망 시기 등을 확인 중”이라며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해선 붙잡힌 친아버지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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