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입당’ 압박·달래기 양면 작전…尹은 ‘느긋’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30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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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가운데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는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을 향한 압박과 달래기를 통해 입당을 촉구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외연 확대를 명분 삼아 입당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1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윤 전 총장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공당으로서 진행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계속 공지하고 있다”며 경선 일정에 조속히 참가할 것을 압박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영입을 맡은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윤 전 총장 비판에 반박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홍 의원을 향해 “남 욕 많이 하는 분 치고 잘 되는 꼴 없다”라고 비판했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사례가 없다”고 한 데 대해선 “우리나라 대통령이 한 10명 정도 남짓 한 정도 아니겠나. 논리학에서 얘기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 역시 대체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입당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전날 출마선언식에 20여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하면서 양측이 더욱 밀착되는 모양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빨리 들어와야 한다. 너무 좌고우면을 하고 계산하면 안 된다. 들어와서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을 계속 만나면서 내 식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경선판 자체를 키우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들어와도 좋다. 들어와서 경선 판이 커졌으면 좋겠다”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대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명박 대 박근혜‘ 경선 때 못지않게 치열한 자질, 도덕성 검증을 거친 뒤에 탄생하는 당의 후보가 차기 정권의 담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주목한 가치들은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들이다. 하루 빨리 힘을 합치자”라며 “하루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 이 길이 국민이 바라는 길이자 ’부패완판‘ 대한민국을 막는 길”이라고 전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느긋하다. 국민의힘 입당을 확언하지 않으면서 중도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밝힌 대로 “영향력 있는 분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 듣는 민심투어를 진행한 이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도 ’2021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입당 여부에 대해 묻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전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제가 같은 생각 갖고 있다”면서도 입당 여부에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반문(反文) 빅텐트를 치고 자신이 구심점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의 지인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입당은 기정사실이지 않겠나”라며 “윤 전 총장 생각은 당에 당장 입당해도 자기한테 큰 도움이 되는 게 없으니까 밖에서 외연을 확대한 후에 당으로 들어오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니었나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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