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집 ‘교사 담당 아동수’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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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국공립 110곳서 시범사업
0세 3명→2명, 3세 15명→7~10명
市, 내년말까지 인건비 52억 지원

서울시가 국공립어린이집 교사 한 명이 맡는 아동 비율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 보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당장 다음 달부터 내년까지 110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시범 운영한다.

서울시는 교사 1명당 맡는 아동 수를 ‘만 0세 반’의 경우 3명에서 2명으로, ‘만 3세 반’은 15명에서 7∼10명으로 줄이는 시범 사업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4월부터 각 자치구를 통해 사업에 참여할 국공립어린이집 110곳은 이미 선정했다. 이들 어린이집에 시범 반을 새로 만들었고 담당 교사 110명의 채용도 마무리했다. 내년 말까지 이 사업에만 5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새로 뽑은 교사의 인건비는 서울시가 모두 지원한다. 시범 어린이집은 아동 1명당 보육실 전용면적 2.64m² 이상을 갖추도록 해 충분한 활동 공간도 확보했다

시범 어린이집 10곳을 정해 모니터링도 한다. 사업의 성과를 측정하고 효과를 분석할 예정인데 교사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설문조사 등도 한다. 전문가가 사업 시행 전후의 영유아 행동을 관찰하고 비교 및 평가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에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정부에 시범 반 인건비 지원 기준과 보육 교직원 배치 기준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는 학부모와 보육 현장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난해 서울여성가족재단의 ‘국공립어린이집 서비스 질 향상 지원방안 연구’에서도 보육교사 10명 중 8명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안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81.0%)을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어린이집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최대 아동 수를 △만 0세 3명 △1세 5명 △2세 7명 △3세 15명 △4세 이상 2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희은 서울시 보육담당관은 “보육교사 업무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보육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영유아의 안전한 보육환경을 마련하고 보육교사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5세 남자아이가 뛰어놀다가 또래 친구와 정면으로 부딪쳐 쓰러졌다. 이 아이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사고 당시 담임교사 1명이 아동 19명을 돌보고 있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정’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서울시#국공립어린이집#교사 담당 아동수#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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