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상한제’ 갈등에… 스웨덴 사상 첫 총리 불신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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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은 임대료 규제 완화’ 추진에 좌파당 연정 이탈, 불신임안 가결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64)에 대한 불신임안이 의회에서 가결됐다. 스웨덴에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된 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의회는 21일 총리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349명 중 181명(51.9%)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뢰벤 총리는 7일 내로 사임할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실시해 새 연정을 구성할지 결정해야 한다. 스웨덴 연정은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중심으로 구성됐다. 좌파당과 중도 우파 정당의 지지를 받으면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연정이 신축 아파트 임대료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좌파당이 지난주 연정 지지를 철회하며 불신임 투표를 요구했고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불신임안을 발의하면서 표결이 이뤄진 것이다.

스웨덴은 ‘세입자 천국’으로 통한다. 임대료 상한제 때문이다. 세입자 조합과 임대인, 부동산 회사가 매년 협상을 해 임대료 인상률을 정하는 이른바 ‘합리적 임대료’ 제도가 시행 중이다. 임대료가 불합리하게 높다고 판단되면 이를 신고해 조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대료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보다 낮을 때가 많다. 세입자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반면 임대료 규제로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생겼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주택시장을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과 “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서민 삶이 팍팍해진다”는 의견이 대립해왔다.

뢰벤 총리 정부는 새 아파트에 한해 ‘시장 임대료 제도’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반발이 거세져 결국 불신임으로 이어진 것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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