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스마트폰 ‘하반기 대전’도 흔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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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 3년 품귀 예상에 업계 비상

퀄컴 ‘스냅드래곤 888’
퀄컴 ‘스냅드래곤 888’
올해 하반기(7∼1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대전을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변수가 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플래그십(주력 모델) 무대에서 삼성전자의 폴더플 스마트폰 ‘Z폴드3’ ‘Z플립3’와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가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8월 3일 언팩 행사를 통해 Z폴드3와 Z플립3를, 애플은 9월 아이폰13 시리즈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 하반기 출시되던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자리를 폴더블폰이 대신해 대표 선수로 나서는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양사는 플래그십 모델을 차질 없이 출시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갤럭시 A’ 시리즈 일부와 ‘아이폰12’ 시리즈 등 모델 출고 지연을 겪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올 하반기 플래그십 일정에는 차질이 없게끔 출시 전략을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고동진 IM부문 사장은 “정보기술(IT) 쪽 반도체, 관련 부품의 공급-수요 언밸런스가 심각하다”면서도 “사업부장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 출장을 다니며 협력사들을 만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전작인 아이폰12 공급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연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아이폰13 조기 대량 생산에 돌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반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제외한 중저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반도체 부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모델인 ‘S21 팬에디션(FE)’은 당초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해당 제품에 들어갈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제품 부족의 영향으로 출시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또한 4월 상반기(1∼6월) 실적 발표 당시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맥과 아이패드 등의 생산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 밝혔다.

이처럼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플래그십 중심으로 개편되는 가운데 한때 글로벌 3위 업체였던 화웨이의 공백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본격화된 미국의 반도체 공급 중단 제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화웨이는 지난해 초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20%대였다가 올해 1분기(1∼3월) 기준 4%대로 내려앉았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확보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후발업체 샤오미와 비보, 오포 등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반기에 각각 폴더블과 롤러블 신작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향후 2, 3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향후 스마트폰 시장 지형에도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스마트폰(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리스크로 주요 제조사가 중저가 모델보다 중고가 위주의 플래그십 집중 전략을 이어감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반도체 부족이 지속되면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 판매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반도체 대란#스마트폰#품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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