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극단 선택” 신고에 위치추적으로 살린 경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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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서 안만엽-조계명 경위, 의식 잃은 10대 찾아 생명 구해

“도와주세요.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아요.”

13일 오후 5시 36분경 서울서부경찰서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들어왔다. “친구 A 씨(19)가 극단적 시도를 할 것 같다”는 B 씨(19)의 전화였다. 사건을 접수한 서부서 응암지구대 안만엽 경위(59)는 “근무교대를 하며 이전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 받은 사건을 떠올리고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1시 46분에도 ‘두 친구(A, B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다’는 C 씨(19)의 신고가 접수된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C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와 B 씨를 만나 설득해 돌려보냈다.

급히 출동한 안 경위와 파트너 조계명 경위(51)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A 씨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A 씨가 B 씨에게 말한 장소와 위치추적으로 파악된 곳의 위치가 달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신고 약 40분 만에 응암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A 씨의 흔적을 찾아냈다.

조 경위는 “발견 당시 모텔 방문이 청테이프로 겹겹이 밀봉돼 있어 쉽게 열리지 않았다”며 “살려야겠다는 일념에 방문을 계속 발로 찼다”고 말했다.

조 경위와 안 경위의 필사적인 노력 끝에 문이 열렸고 극단 선택을 시도한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치료를 받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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