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준석 “갈아엎을 때도 됐다…청년들, 기득권에 불만 많아”

유성열 기자 입력 2021-06-14 03:00수정 2021-06-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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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0선’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인터뷰
이준석 “무조건 자격시험 통과해야 지방선거 공천”
“내년 6월까지 필기-실기 포함해 3, 4차례 시험 기회 줄것
토론 배틀로 대변인단 선출… 정치 인재 최대한 많이 배출”
공천 등 쇄신 예고… “정치 주류 콘셉트 자체가 뒤바뀔 것”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있는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MZ세대 등 젊은 세대 당원들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히며 “다른 동기를 가진 당원들이 많아질 것이고 그들이 당의 여론을 잡아 이끌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13일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통한 내년 지방선거 등 당 후보 공천에 대해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만 모인 지역에 자격시험을 통과한 야심 있는 사람이 가면 무조건 공천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과 신진 정치인 등용을 위해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공약한 이 대표가 ‘무조건 공천’까지 언급하며 정치권의 대표적인 구태로 꼽히는 밀실 공천에 대한 쇄신을 예고한 것.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과 ‘토론 배틀’을 통한 정치인 등용에 대해 “두 제도가 시행되면 세대와 정치 주류에 대한 콘셉트 자체가 뒤바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공부하는 정당 모델이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파를 가져올 것이고, (정치인들에게는) 상당한 수준의 학습 유인책이면서 거꾸로는 도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격시험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내년 6월까지 필기와 실기를 포함해 서너 번의 시험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2년인 이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지휘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
이 대표는 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보인 뜨거운 관심에 대해 “젊은층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졌다는 걸 확인했다. 우리(국민의힘)를 덮치는 파도가 될 수 있지만, 이 자체는 무조건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개인에 대한 팬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고, 자신들의 뜻을 투영시키려는 활발한 움직임”이라고 했다. 한 유명 정치인에 대한 선호를 넘어 청년들이 원하는 이념과 정책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구세대의 정치질서 자체를 해체하려는 ‘무브먼트(운동·movement)’란 해석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3만 명 규모의 ‘당원 배가 운동’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는 조직 표를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는 다른 동기를 가진 당원들이 많아질 것이고, 그들이 당의 여론을 잡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청년 당원을 대대적으로 늘려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청년 중심으로 혁신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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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배틀로 당 대변인 2명, 상근부대변인 2명을 선출하겠단 공약에 대해선 “솔직하게 1000명 이상 지원할 것으로 본다”며 “최대한 많은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반기별 또는 분기별로 실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소속 의원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 것과 관련해 “검찰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권익위는 판단이 애매하지만 검찰이 기소하면 공적 판단이 명확하게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가 더 센 조치를 내리면 더불어민주당도 권익위 조사로 퉁을 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번 갈아엎을 때도 됐다… 청년들, 일자리 기득권에 불만 많아”


공유자전거 ‘따릉이’ 타고 첫 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당 대표) 차량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써야 할지) 고민”이라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린 후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 본관 2층 당 대표실로 출근했다. 이 대표는 “당에서 대표에게 차량이 지원되긴 하지만, (교통수단 중) 가장 효율이 되는 걸 선택하겠다”며 앞으로도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겠단 뜻을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 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 대표는 이미 구입했다고 밝힌 전기차 아이오닉에 대해선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이 늦어져) 아직 받지 못했다”며 “국회 본청 앞(제1야당 대표 전용 주차 공간)에 그 차가 서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자신이 공약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등 당 혁신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고, 청년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얘기할 때는 “한번 갈아엎을 때도 됐다”며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청년 일자리 문제 원인으로 정규직 기득권 지목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
―해고는 쉽게 하고 사회안전망을 늘리자고 했던데….

“청년일자리를 위해선 노동유연성을 더 확보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은 강화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 공사 사태 때 청년들이 분노했던 것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란 용어가 절대 선(善)이 아닌 게 돼버렸다. 인국공 사태엔 정규직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저항도 어느 정도 녹아들었다. 파이가 늘어나지 않으면 이런 갈등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고용안정성 역시 과거만큼 절대선이냐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 본인이 충분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시험을 통과한 자들의 기득권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걸 한 번은 갈아엎을 때도 됐다.”

―최근 인터넷에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인증샷이 올라오는 것도 그런 심리로 보나.

“젊은 세대는 본인들의 어젠다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내가 깜짝 놀랐던 게 지명직 최고위원을 곧 임명할 거라 하니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세상에 어떤 당원과 유권자들이 지명직 최고위원 한 자리까지 자기들 일이라고 생각하고 반응하나. (청년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진 것이다. 그게 반대로 우리를 덮치는 파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체는 무조건 기회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당원처럼 나중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진보층과 다르다. 진보층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 이후에 굉장히 분노한 유권자들이 많이 가입했고, 우리는 개인에 대한 팬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고 자신들의 뜻을 투영시키려는 그런 활발한 움직임이라 굉장히 민감하게 변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은 대통령이 하자면 무조건 옳은 방향이라고 일체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면, 우리 쪽에 들어온 젊은 세대는 ‘국민의힘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들어주는 자세를 취하니까 너희 당에 가입해서 당원 해볼게’ 같은 느낌이다. 전당대회서 (내가) 당원투표 수치가 약간 덜 나오는 걸 보면서 대선에 위기감을 느낀 젊은층들도 많은 것 같다. 대선에서 더 치열한 경선이 벌어질 텐데,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선 당원가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당원 배가 운동을 벌여서 당원을 3만 명 늘리겠다고 공언했는데….

“지금까지는 당의 철학과 이념에 공감해서라기보다는 경선에서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가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선거의 구의원이나 구청장을 위해 조직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론) 다른 동기를 가진 당원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들이 당의 여론을 잡아 이끌 것이다.”

―청년 정치는 어떻게 활성화할 생각인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께서 하셨던 유럽형 육성형 모델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우리 사회 특성상 한계가 있다. 토론배틀, 정책공모전, 연설대전 등을 통한 공정선발 방식으로 가야 한다.”

● 최고위 회의부터 당직자 선임까지 싹 바뀐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
―대변인단을 선출하는 토론 배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바른미래당 시절 토론 배틀과 비슷할 텐데, 이번엔 더 셀 것이다. 바른미래당 때는 의원 중 ‘토론 멘토’를 배정했는데, 우리 당 의원이 100명이 넘으니 멘토 찾기도 그때보다 쉬울 것 같다. 그때는 120~130명 정도 지원했는데, 이번에는 1000명 이상 올 것으로 본다.”

―참가 자격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당원 가입은 우승 시에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언론사 간부 한 명이 ‘나도 해도 되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정치에 관심있는 언론인조차도 정치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었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대변인 2명과 상근 부대변인 2명에게는 전업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활동비도 지급하려고 한다.”

―선발된 대변인들의 임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 배틀을 반기별 또는 분기별로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 당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 훈련된 정치인들이 많이 나오게 하려는 시도다.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최대한 많은 인재를 배출해야겠다는 욕심도 있다. 우리 당 대변인 타이틀 달고 좋은 정보를 접하고 3개월 정도 방송에 나가서 토론도 해본 결과 반응이 좋으면, 우리당의 울타리 없이도 (정치인으로) 더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구체화된 게 있나.

“굉장히 빠르게 추진하겠다. 누군가를 배척하기 위한 게 아니라 교육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공부할 시간과 다시 시험 볼 시간까지 보장해줘야 한다. 내년 6월까지 2, 3개월 간격을 두고 세네 번의 기회를 부여하려고 한다. 패스/페일(pass/fail)이지만, 과목별 과락이 있고, 불합격한 과목은 그 과목만 다시 시험 보면 된다. 컴퓨터 능력은 컴퓨터활용능력 2급 자격증이나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처럼 사회에 통용되는 기초적인 자격증을 요구하는 선으로 갈 것 같다.”

―또 다른 정치 혁신 아이디어는 없나.

“이 두 가지만 해도 대한민국 정치는 크게 바뀐다. 두 제도가 시행되면 엄청난 충격파를 가져올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만 모이면, 자격시험을 통과한 야심 있는 사람이 거길 가면 무조건 공천을 받는 것이다. 세대와 정치 주류에 대한 콘셉트 자체가 바뀔 것이다. (정치인들에게는) 상당한 수준의 학습 유인책이면서 거꾸로는 도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5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연줄 찾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공정한 경쟁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준석호가 출발했다. 대표실을 바꿔볼 생각은….

“최고위원회의를 원탁 테이블에서 하는데, ‘원탁 체제’가 옳은지부터 논의하겠다. 공평해 보이기도 하지만 거리가 멀어 보이는 효과도 있어서 ‘찰진 분위기’가 안 나올 수도 있다. 회의 방식도 당원이나 시민들이 보내준 의견을 먼저 간단히 읽어보고 시작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너무 길지 않게 한 600~1000자로 보내주시면 소개하고 회의를 시작하겠다.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처럼 당원 가입 상황판도 설치하겠다.”

● 정책 전환 대상으로 부동산, 세금 지목


―제1야당 대표인 만큼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은 일대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공은 순전히 청와대에 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예정돼 있는 만큼, (회담의 구도가) 국민의힘 대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 구도가 되면 대통령과 범여권에 좋을지는 청와대가 판단할 것이다. 우리가 단일 진성 야당으로서 범여권을 상대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문 대통령을 만나면 무슨 얘기부터 할 것인가.

“정책을 전환하셔야 할 부분이 있다고 얘기하겠다. 특히 부동산 정책 같은 것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맞는 것으로 나오고, 청와대에서 정책기조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그럴 바에야 대통령께서 통 큰 모습을 보이면서 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윈윈’ 또는 상부상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대통령께는 협치의 이미지가 생길 것이다.”

―정책 전환이 시급한 건 부동산인가.

“부동산 및 세금 문제가 제일 크다. 경제는 어려워지는데 세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비정상이라는 걸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다.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예전부터 설전을 주고받는 등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해할 생각은 없나.

“어제(12일) 노원구 상계동에서 만났다. 전반적으로 합당에 관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 안 대표도 (과거에 나를 심하게 비판하는 등) 저한테 사과하실 일이 있기 때문에 (화해 여부는) 딱히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합당에 장애물은 없을 것이다.”

● 부동산 전수조사는 검찰 의뢰도 검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당직 인선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6.13 사진공동취재단·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원내 지도부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했는데….

“원내지도부가 제시한 권익위 조사는 ‘하한선’이다. 더 전문성을 갖춘 참여연대나 경실련 같은 시민단체라든지 검찰에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검찰은 기소, 불기소 등 당 차원의 징계보다 공적인 판단을 명백하게 내려줄 수 있어 더 공정할 수 있다. 우리가 더 센 조치를 내리면 민주당도 권익위 조사로 퉁을 치려고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절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대선 출마를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헌법 조항은 어떻게 생각하나.

“피선거권과 선거권은 항상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대선 지지율이 최근에 발표된 것과 관계없이 철폐돼야 한다. 다만 중요한 민생 이슈가 아니고 가장 시급한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철학적으로 충분히 동의한다. 나중에 개헌 어젠다가 뜨면 당연히 이 내용이 들어갈 것이다. 이걸 빌미로 개헌을 떠올리는 것은 굉장히 소모적이다.”

―사실상 무제한으로 알려진 당 대표 법인카드는 어떻게 쓸 계획인가.

“10년 가까이 정치하면서 돈 쓸 기회도 거의 없었고 당 대표로서 의전이나 각종 행사엔 별로 관심이 없다. 대선을 앞둔 우리 지금 상황에서는 (법인카드 지출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사치스럽단 생각도 든다. 주로 사무실에 앉아 집무를 많이 볼 것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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