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완벽주의자가 만든 표준 단 렌즈, 소니 FE 50mm F1.2 GM

동아닷컴 입력 2021-06-03 18:12수정 2021-06-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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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렌즈의 초점거리는 다양하지만, 가장 표준으로 사용되는 렌즈를 고르라면 아마도 50mm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50mm는 흔히 표준렌즈라고도 부르며, 사람의 눈으로 볼 때의 원근감과 가장 유사한 시각을 제공한다. 카메라에 50mm 렌즈를 마운트 한 상태에서 양쪽 눈을 뜨면 다른 광각이나 망원 렌즈와 다르게 카메라를 거친 시야가 맨눈과 거의 일치한다. 덕분에 50mm 렌즈를 활용한 프레임은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에 좋고,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이 있다.

초점거리나 조리개 측면에서도 준망원에 해당해 꽃이나 정물, 의자에 앉아 테이블 앞에 있는 피사체 같은 일상 촬영에서부터 인물 촬영, 야경 촬영, 풍경까지 다채롭게 촬영할 수 있다. 조리개 역시 10만 원대의 저렴한 렌즈도 보통 최대 개방 조리개가 f/1.8부터 시작하므로 얕은 피사계 심도 표현에 유리하다. 그렇다보니 50mm 렌즈는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사용자층이 넓은 렌즈군이며, 가격대도 8~10만 원대인 제품부터 수백만 원에 육박하는 제품까지 다양하다.

소니 FE 50mm F1.2 GM(SEL50F12GM)에 A7S3를 조합한 예시. 출처=IT동아

소니 FE마운트만 해도 조나(Sonnar) T* FE 55mm F1.8 ZA를 시작으로 FE 50mm F2.8 매크로, FE 50mm F1.8, 플라나(Planar) FE 50mm F1.4 ZA, FE 50mm F2.5G까지 선택권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제품은 지난 4월 출시된 FE 50mm F1.2 GM이다. 각각의 50mm 렌즈는 가격과 최대 개방 조리개, 무게 등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선택권을 반영한 제품인데, FE 50mm F1.2 GM은 오로지 최고 등급을 선호하는 일류 전문가를 위한 전문가용 50mm 렌즈다. FE 50mm F1.2 GM의 구성과 성능은 어떨지 직접 활용해봤다.

50mm 표현력에 정점을 찍다, FE 50mm F1.2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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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FE 50mm F1.2 GM. 출처=IT동아

소니 FE 50mm F1.2 GM(SEL50F12GM)은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FE 마운트에 호환되는 단 초점 렌즈다. 렌즈 라인업은 소니의 전문가용 고성능 라인업인 G Master 시리즈에 속하며, 소니 알파 라인업 최초로 등장하는 50mm f/1.2 렌즈다. 초점 거리는 FE 마운트 기준 50mm며 화각은 47°다. A6000 계열 APS-C 센서 카메라에 장착 시 초점거리는 75mm, 화각은 32°로 좁아진다.

렌즈 후드는 기본 포함되어있고, 후드를 제외한 길이는 108mm다. 출처=IT동아

렌즈 디자인은 표면 처리된 금속 재질로 되어있으며, 방진방적 설계를 적용해 악천후 등 야외 촬영에서도 신뢰할만한 사용성을 갖췄다. f/1.2의 매우 밝은 조리개를 지원하기 때문에 렌즈 크기도 직경 87mm에 길이 108mm, 무게 778g으로 기존 50mm 단 렌즈들과 비교해 크고 무겁고, 필터도 72mm의 대구경을 사용한다. 물론 무게 950g인 캐논 RF50mm F1.2L USM이나 1,090g에 달하는 니콘 니코르 Z 50mm f/1.2 S와 비교하면 크기도 작고 가볍다. 아울러 기본으로 포함되는 렌즈 후드는 내부에 검은색 벨벳 처리가 되어있고, 전면에 실리콘 패드가 달려있어 렌즈 충격을 보호하고, 카메라를 세워둘 수 있다.

초점링, 조리개링을 기본으로 활용한다. 출처=IT동아

조작 구성은 최상급 렌즈답다. 렌즈는 앞에서부터 초점링과 버튼, 조리개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점은 수동 초점 제어 시 사용자 입력이 정밀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반응하는 선형 응답 MF가 적용되어있고, 측면 초점은 자동초점 및 수동 초점 스위치, 고급 제어를 위한 초점 고정 버튼 등 사용자 지정 버튼 2개가 측면과 상단에 배치돼있다. 기본적으로 초점 고정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카메라 보디에서 기능을 할당해서 사용자 활용도에 맞게 쓸 수 있다.

조리개링은 f/1.2에서 최대 f/16, 그리고 조리개 우선 모드(A)를 조리개링으로 제어할 수 있고, 오른쪽 아래에 클릭 켜짐/꺼짐 스위치가 있다. 해당 변경 기능은 흔히 유단, 무단 조리개로도 부르는데 말 그대로 조리개의 클릭 소음과 마찰감이 있냐 없냐의 차이다. 유단으로 설정하면 조리개 변경이 확실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소음이 발생하는데, 사진 촬영 시에 좋다.

소니 FE 50mm F1.2 GM 렌즈 구성도 및 MTF 차트. 출처=소니코리아

렌즈 구성은 3매의 극초단파 비구면 렌즈(eXtreme Aspherical, XA 렌즈)를 포함한 10군 14매 구성이며, 나노 AR 코팅 II가 적용돼있다. 비구면 렌즈는 단일한 구면으로 이뤄진 렌즈를 사용했을 때 광선의 정렬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非)구면으로 설계한 렌즈인데, 극초단파 비구면 렌즈는 비구면 렌즈의 표면 정밀도를 0.01미크론 이내로 가공해 렌즈의 배경 흐림 시 나타나는 빛망울을 더욱 깔끔하게 표현한다. 합리적인 가격이 아닌 극한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전문가용 렌즈에 걸맞은 구성이 대거 적용된 셈이다. 또한, 전면의 대물 렌즈에는 유분이나 수분 등에 대한 오염에 강한 불소 코팅을 적용해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대한 막는다.

저조도 환경부터 풍경까지 전천후, 신뢰성도 최상

A7S3와 조합해 촬영한 사진. 가로등 불빛에만 의존한 상태에서 f/1.2, 1/50, ISO 800으로 촬영했다. 출처=IT동아

소니 FE 50mm F1.2 GM의 핵심은 바로 f/1.2의 최대 개방 조리개다. 최대 개방 조리개가 클수록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많아지고, 동일한 조건에서도 사진을 더 밝게 찍을 수 있다. 조리개가 어두운 렌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셔터 속도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흔들림이 줄고, 촬상감도(ISO)도 낮출 수 있어 노이즈의 개입을 줄이고 세밀함을 살릴 수 있다. 사진의 배경을 흐리게 표현하는 아웃오브포커스(아웃포커스) 효과도 더욱 극대화된다.

단점도 없지 않다. 최대 개방 조리개가 클수록 렌즈 역시 커져야 하고, 그만큼 무거워진다. 특히 렌즈가 커짐에 따라 렌즈의 주변부 형태로 인한 수차도 커져서 주변부 해상력이 중앙부와 비교해 떨어진다. 또한 최대 개방 상태에서 빛이 주변부까지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주변부 밝기가 떨어지는 비네팅(Vignetting) 현상도 함께 발생한다.

해당 샘플은 f/8.0으로 촬영되었는데, 중앙부는 물론 극주변부에서도 벽돌의 구멍 개수까지 셀 수 있을 정도로 나왔다. 출처=IT동아

그런데 소니 FE 50mm F1.2 GM는 XA렌즈를 비롯한 고성능 렌즈 구성을 갖춰 최대 개방에서도 해상력이 매우 좋다. 일반적인 보급형 50mm 렌즈는 최대 개방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해상력이 완만하게 떨어지고, 어두워진다. 반면 소니 FE 50mm F1.2 GM의 결과물은 f/1.2에서 약간의 선예도 감소가 있지만 주변부와 중앙부의 선예도는 차이가 거의 없고, 비네팅도 상당히 억제되고 있다.

소니 A7M2를 사용해 f/1.2로 촬영했다. 잘라진 부분은 6,000x4,000픽셀 원본에서 그대로 잘라왔다. 출처=IT동아

예시의 사진은 소니 A7M2를 활용해 f/1.2에 ISO100, 1/6400초로 촬영된 사진이다. 피사계 심도가 엇나가지 않도록 수직 정렬한 기왓장을 살펴보면, 주변부가 미세하게 선명도가 떨어지지는 편이지만 배경과 나뉘는 부분에 색수차를 찾아볼 수 없고 선명도도 충분히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f/1.2의 선예도 감소도 f2.0 이상 조리개와 비교해 떨어진다는 의미지, 이 상태로도 웬만한 보급형 렌즈보다도 해상력이 훨씬 좋다.

색수차나 태양광 등 품질 하락 요인이 있어도 상당히 잘 억제하는 모습이다. 출처=IT동아

사진에 발생하는 의도치 않는 렌즈 형태인 플레어, 반사광이 개입해 영향을 미치는 고스트 현상도 매우 적으며, 색수차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플레어가 발생하기 좋은 태양을 바라본 채 색수차가 발생하기 쉬운 스테인리스 피사체를 f/1.2에 1/8000초로 촬영했다.

해당 결과에서 태양 빛으로 인한 플레어나 고스트는 상당히 잘 억제되고 있고, 노출 초과로 인한 할레이션이 영향을 줄 뿐이다. 스테인리스 부분을 확대해도 녹색이나 보라색으로 나뉘는 색수차는 찾아볼 수 없었고, 선예도가 떨어지기 좋은 테두리도 말끔하게 분리돼있다. f/4.0도 아닌 f/1.2에서 이 정도의 전체 해상력과 색수차 억제를 보인다는 것 자체는 다른 모든 렌즈들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야간 촬영, 빛망울, 빛 갈라짐도 훌륭해

소니 A7S3와 조합한 사진, f/1.2, ISO 80, 1/125초로 촬영되었다. 출처=IT동아

야간 촬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셔터 속도의 확보다. 주변이 어두우면 센서가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만큼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 시간이 1/30~60초 정도까지 낮아지면 사진이 흔들리거나 피사체가 흔들리게 촬영된다. 촬상 감도를 올려 빛의 수광 능력을 끌어올리면 되지만, 너무 높이면 이미지 품질이 떨어진다. 소니 FE 50mm F1.2 GM를 사용하면 이미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셔터 속도도 확보할 수 있다. 워낙 최대 개방이 밝기 때문에 다른 렌즈와 같은 조건에서도 서 셔터속도를 짧게 할 수 있다. 예시의 사진은 f/1.2에 ISO 80, 셔터 속도는 1/125까지 확보했다. 조명이 있어 비교적 광량 확보에 유리했지만 야간에 ISO 80에 1/125를 확보한 것 자체가 인상적인 조건이다.

빛망울이 생기는 조건을 가정해 조리개별로 샘플을 촬영했다. 실제 촬영 상황에서의 빛망울은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출처=IT동아

빛망울은 표면을 0.001미크론 단위로 가공한 극초단파 비구면 렌즈의 영향으로 양파 모양의 동심원이 거의 없이 깔끔하다. 영향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0만 원대 이하 렌즈들과 비교해도 빛망울 내부의 동심원이 거의 없다. 동심원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출을 어둡게 잡았는데, 조금만 밝게 해도 식별이 어려울 정도다. 또한 11매 원형 조리개의 채용으로 조개를 f/4.0 정도로 조여도 거의 원형을 유지한다. 빛망울이 드러나는 조건에서라면 그 어떤 렌즈보다 심미감 있는 결과물을 제공할 것이다.

빛갈라짐이 생기는 조건을 가정해 촬영했다. 실제 촬영 상황에서는 광원에 따라 빛 갈라짐의 크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출처=IT동아

11개의 날이 사용된 원형 조리개 덕분에 빛 갈라짐도 22방향으로 생성된다. 카메라의 조리개는 짝수일 때 짝수의 별모양이 생기고, 홀수일 때는 홀수의 2배 별 모양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 상에서 약간의 녹색 플레어가 관측되지만 광원 자체가 크지 않아 그 영향은 미미하고, 오히려 작은 광원임에도 크게 빛 갈라짐이 생기는 점이 만족스럽다. 야간 촬영에서 빛 갈라짐을 의도한다면 완성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다.

렌즈에 ‘완벽’은 없지만, 고품질의 기준을 두자면 ‘이 렌즈’

카메라 렌즈에 대한 평가 기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 누군가는 최고의 선예도와 회절 억제를 고품질 렌즈의 기준으로 볼 것이고, 누군가는 빠른 AF 성능과 높은 동작 신뢰성을, 누군가는 미려한 배경 흐림과 렌즈만의 공간감을 우선적으로 볼 것이다. 결국 카메라 렌즈가 모든 사진가를 다 만족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렌즈를 꼽으라면 소니 FE 50mm F1.2 GM이 가장 근접하리라 본다. 50mm의 초점 거리와 f/1.2의 밝은 최대 개방조리개는 물론, 최고 수준의 개방 해상력과 색수차 억제, 빛망울과 빛 갈라짐, 높은 보디 신뢰성과 작동 구성, AF 성능까지 어느 부분 하나 빠지지 않는다.

f/1.2 조리개를 통한 얕은 피사계 심도로 특유의 공간감과 배경 분리를 즐길 수 있다. 출처=IT동아

물론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정도 성능이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6월 3일 기준 소니 FE 50mm F1.2 GM의 온라인 최저가는 291만 원대로 현재 출시된 모든 DSLR 및 미러리스용 50mm 렌즈 중 가장 비싼 가격대다. 이 금액이면 FE 50mm F1.8을 12개를 살 수 있고, 플라나 FE 50mm F1.4 ZA를 2개 사고도 남는다. 일반 사용자라면 표준 줌 렌즈 하나와 광각, 표준 단 렌즈 두 세종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사실 이 렌즈가 이 정도로 성능이 높은 이유는 예로부터 카메라 기업들이 50mm 렌즈를 놓고 기술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미 1960년대에 캐논은 50mm f/0.95를 출시하며 기술력을 뽐냈고, 1970년대에는 니콘이 58mm f/1.2를 내놓으며 시장을 풍미했다. AF 카메라 시기부터는 캐논이 EF 50mm F1.0L을 출시했고, 미러리스 카메라가 메인으로 떠오르는 지금은 제조 3사 모두 50mm F1.2를 내놓으며 각자의 기술력으로 경쟁하고 있다. 소니 FE 50mm F1.2 GM는 현재 소니가 가진 거의 모든 기술력이 동원된 렌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사용자보다는 카메라 장비의 ‘엔드 콘텐츠’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특상품인 셈이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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