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평원 청사 이전, 관세청장 3인 ‘합작품’… 김낙회 기획→천홍욱 예산→김영문 신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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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회 재임기간인 2015년 추진… “특공 위해 이전했다는 건 말 안돼”
천홍욱은 ‘최순실 사건’ 연루 논란… 김영문 “관세청 일관된 대응 맞아”

‘유령 청사’ 논란과 ‘특별공급(특공) 재테크’ 의혹이 제기된 관세청 산하 기관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세종청사 신축 이전 사업의 대부분은 2015∼2019년 김낙회 천홍욱 김영문 등 3명의 관세청장 재임 기간에 진행됐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평원 세종청사 신축 이전 사업은 김낙회 전 청장(62)이 재임하던 2014년 내부 검토를 거쳐 2015년 기획됐다. 김 전 청장은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과 세제실장(1급)을 거쳐 2014년 7월 관세청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대전세관에 있던 관평원 인원이 증가하면서 독립청사가 필요했는데 세종의 땅값이 대전보다 싸 이전을 추진했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김 전 청장은 “2015년 당시 내부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추진했다. 당시 세종시 아파트가 큰 메리트가 있을 때가 아니었다. (공무원 아파트) 특공 등을 위해 이전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171억 원의 관평원 세종청사 이전 예산에 대한 기재부의 심의는 천홍욱 전 청장(61) 재임 당시 진행됐다. 관세청은 김 전 청장이 물러나고 내부 출신인 천 청장이 취임한 2016년 5월경 기재부에 관평원 청사 이전 예산 심의를 요청했다. 천 전 청장은 임명 직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 ‘최순실 인사 개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의 관평원 세종 이전 불가 방침에도 청사 신축을 밀어붙인 건 김영문 전 청장(56·현 한국동서발전 사장)이다. 김 전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이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김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7년 7월 검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관세청장에 임명돼 2019년까지 일했다. 관세청은 2018년 2월 관평원 청사 공정이 5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이전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된 행안부 고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고시 개정 변경을 요청했다. 행안부가 이를 거부했는데도 공사를 강행했다가 청사가 지어진 뒤인 지난해 11월 입주를 포기했다. 김영문 전 청장은 관평원 의혹과 관련해 본보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관세청에서 일관되게 대응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만 답했다.

세종=구특교 kootg@donga.com / 강성휘 기자
#관세청#관세평가분류원#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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