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팬-게임유저 극장 앞으로… 공연장 문턱 낮추고 관객몰이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5-18 03:00수정 2021-05-1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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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위기 극복하려 색다른 시도
롯데시네마에서 상영 중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공연이 공연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뻗는 힘은 약하지만, 문학 게임 영화 정보기술(IT) 등 여러 갈래로 촘촘하게 외연을 확장 중이다. 한정된 관객 수요를 넘어 폭넓은 관객층을 끌어모으고, 공연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건 업계의 오랜 과제였다.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와중에 팬데믹까지 덮친 상황에서 공연업계의 다양한 시도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읽히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은 개관 40주년을 맞아 4월부터 월간 ‘읽는 극장’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금껏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작품 중 하나를 택해 이를 관람한 평론가, 작가 등이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다. 흔히 공연이 끝난 뒤 제작진, 배우 등이 출연하던 ‘관객과의 대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시인, 문학평론가가 참여해 지난달 진행한 ‘읽는 극장’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ARKO문화예술위원회’
4월에는 출범을 맞아 행사가 두 번 진행됐다. 1회에는 연극 ‘물고기로 죽기’의 희곡을 쓴 김비 소설가와 김현 시인이 나섰다. 2회에는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와 선우은실 문학평론가가 참여했다. 27일 열리는 3회 행사에는 연극 ‘다른 여름’을 관람한 안희연 시인과 양경언 문학평론가가 ‘여름’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시도 낭독할 예정이다.

4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인 기획 공연 ‘롤 콘서트(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는 관객층을 넓힌 대표 사례.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테마로 한 콘서트는 게임 마니아들을 공연장으로 대거 불러 모았다. 기존 공연은 여성 관객의 비중이 80%였던 반면 이 공연은 남성 관객이 60%를 넘기며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게임 캐릭터 의상을 입은 관객들이 함께 모여 공연 소회를 나누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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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서 ‘롤 콘서트’가 끝난 뒤 캐릭터 의상을 입은 관객들이 모여 있다. 트위터 ‘@flightstar001’
공연과 IT·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연계도 늘고 있다. 팬데믹 초기에는 포털, 유튜브 등을 통해 공연을 생중계하기에 급급했으나, 최근에는 그 통로와 방식이 다변화하고 있다. 안방 관객을 공연 관객층으로 흡수하려는 공연업계와 가입자를 늘리려는 플랫폼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콘서트, 발레,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 영상을 제공하는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사업자 중 이 분야 선두주자다. ‘집으로 온 공연’ 시리즈로 선보였던 ‘대학로LIVE’는 시청자 25만 명을 기록하며 시즌2를 준비 중이다. 29, 30일 미국의 인기 팝 밴드 ‘마룬5’의 공연 실황 영상도 제공한다.

김세규 LG유플러스 IPTV서비스기획팀 책임은 “오프라인 관객의 몇 배에 달하는 온라인 관객에게 공연의 매력을 알릴 수 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국립극장도 SK텔레콤과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를 통해 고품질 공연 실황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공연장과 공연 전문 온라인 플랫폼 ‘메타씨어터(MetaTheater)’에서 동시 개막했다. 모든 회차의 공연을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극장에서 공연을 상영하는 건 이제 익숙한 풍경. 2019, 2020년 인기를 끈 뮤지컬 ‘스웨그에이지’는 13일부터 롯데시네마 상영관에서 실황 영상을 상영 중이다.

장경진 공연칼럼니스트는 “아직 관객층이 크게 변했다고 보기는 힘드나, 공연업계가 대형 콘텐츠 기업과 협업해 공연에 대한 대중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박병성 공연평론가는 “공연계의 색다른 시도가 공연장과 거리가 멀던 이들을 새로운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문학팬#거임유저#극장#관객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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