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SOS에… 이광철→조국→윤대진→이현철로 ‘구명 전화’

유원모 기자 , 배석준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1-05-14 03:00수정 2021-05-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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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조국, 불법출금 수사방해 개입”… 이성윤 공소장에 적시 “이규원 검사가 곧 유학 간다고 하는데 수사를 받지 않고 출국할 수 있도록 얘기해 달라.”

2019년 6월 20일경 조국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 연락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안양지청 수사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던 이규원 검사를 수사하려 하자 조 전 수석이 법무부에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이 12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조 전 수석과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수사 방해에 개입한 상황이 상세히 적시돼 있다.

○ 조국, 윤대진에 연락해 “李 수사 않게 해달라”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9년 6월 20일경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던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으로부터 “검찰이 이 검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 비서관과 이 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36기)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이 비서관은 조 전 수석에게 “이 검사가 곧 유학 갈 예정인데 검찰에서 이 검사를 미워하는 것 같다”며 “이 검사가 수사를 받지 않고 출국할 수 있도록 검찰에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조 전 수석은 이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그대로 윤 전 국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윤 전 국장은 이현철 당시 안양지청장(현 서울고검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출금은 법무부와 대검의 승인이 있던 것이다. 이 검사를 왜 수사하냐. 유학을 곧 가니 출국에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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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성윤 지검장 역시 배용원 당시 안양지청 차장검사(현 전주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 협의가 된 건데 왜 이 검사를 수사하느냐”고 항의했다.

안양지청 지휘부는 법무부와 대검의 핵심 간부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이 같은 요구를 받자 “이규원 검사에 대한 입건 및 추가 수사를 중단하고, 법무부에서 수사 의뢰한 부분(김 전 차관 출국금지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만 조사하라”고 수사팀에 지시했다. 당시 수사팀은 이 같은 지시에 크게 반발했지만 결국 이 검사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 이 검사는 다음 달인 2019년 7월 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 박상기 전 장관 “나까지 조사할 거냐” 질책
공소장에는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안양지청 수사팀에 대한 수사 방해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월 25일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A 서기관 등 부하직원들로부터 안양지청에서 조사받은 사실을 보고받고 박 장관에게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하고, 귀가도 못 하게 한다”고도 보고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윤 전 국장에게 “내가 시켜서 직원들이 한 일을 조사하면 나까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냐. 검찰이 아직도 그런 방식으로 수사를 하느냐”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이에 윤 전 국장은 또다시 이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법무부와 대검이 협의한 것인데 왜 계속 이 검사를 수사하느냐”고 항의했다. 결국 안양지청 수사팀은 박 장관의 지시에 따라 관련 경위서를 제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안양지청 수사팀의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수사가 중단되는 과정에 관여한 윤 전 국장과 이 전 청장, 배 전 차장검사 등 3명에 대한 수사기록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수석과 박 전 장관이 연루된 만큼 이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가 이 같은 수사기록을 넘겨받고도 조 전 수석과 박 전 장관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면서 “검찰에 재이첩을 하든 공수처가 직접 수사를 하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배석준·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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