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與일부-野 반발에도… ‘3인 모두 임명’ 강공 드라이브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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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청문보고서 송부 국회에 재요청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송영길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송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야당이 반대하는 임혜숙 박준영 노형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와 대선 경선 연기론 등이 논의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송영길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송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야당이 반대하는 임혜숙 박준영 노형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문제와 대선 경선 연기론 등이 논의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한 것은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단 4일간 국회 논의와 여론의 추이를 보고 판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이 세 후보자 모두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린 만큼 청문보고서 송부에 대한 여야 합의 무산을 세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이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송부 시한인 14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박완주 정책위의장 등 여당 신임 지도부와 간담회를 연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인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듣는 모양새를 취한 뒤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 “일단 임명 강행” 강경한 靑
문 대통령은 이날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청문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하면서 나흘을 송부 시한으로 제시했다. 올해 1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송부 시한을 넘기자 이틀 시한으로 송부를 다시 요청한 것과 비교하면 이틀을 더 준 셈이다. 여야가 협상할 시간을 주는 모양새로 국회에 공을 넘긴 것. 정의당도 이날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협치를 흔드는 행위”라고 경고한 만큼 여론의 추이를 살필 시간을 벌자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인 청와대 내부 기류는 일단 강경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인사 검증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만큼 야당 반발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에 일부 반발이 있더라도 일단 강행하겠다는 것. 청와대 내부에선 야당에 밀릴 경우 자칫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단 국회 논의를 지켜보자는 거지 무조건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임명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질 경우 일부 후보자를 자진 사퇴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내부에서 “3명은 모두 지키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문 대통령도 당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비주류 재선들 “지도부가 결단해야”
문 대통령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민주당은 일단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 시한인 14일까지 야당과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친문 진영과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이날 송영길 대표와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친문 진성준 의원은 “야당 협조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안 되면 강행 처리를 불사해야 한다. 그러라고 (지난해 총선에서) 많은 의석수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주류 진영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선제적 결단을 요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계파인 김병욱 의원은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아쉬웠다. 대통령의 말씀과 별개로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의원도 “마지막 1년이라도 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청와대 요청에 따라가기보다는 당이 균형을 잡고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을 요구한 초선 의원들을 “초선 5적이라고 하는데, 5적인지 당을 위해 반성한 의적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선 과거에 대해 분명하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5선 이상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임혜숙, 박준영 두 후보자는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따라서 장관 임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민우 기자
#임혜숙#박준영#노형욱#인사청문보고서#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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