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현진]개와 고양이에게서 배우는 MZ세대 마케팅의 교훈

김현진 DBR 편집장 입력 2021-05-11 03:00수정 2021-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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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DBR 편집장
‘팬데믹이 배출한 승자.’

올해로 창업 10주년을 맞는 미국 반려동물 용품 전문 온라인 업체 ‘추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나 성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들이 반려동물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려 했기 때문이다.

2017년, 이커머스 업계 역대 최고가에 매각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추이의 급성장 배경으로는 ‘고객에의 헌신’이 꼽힌다. 창업자 라이언 코언은 “자포스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수준”으로 고객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의 교과서로 꼽히는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를 뛰어넘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하루에 3시간만 자고, 강박적으로 고객들의 피드백을 확인했다”는 창업자 코언의 고객 집착 정신은 2018년 그가 회사를 떠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센터의 직원들은 반려동물의 생로병사를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고객들에게 재량껏 꽃다발, 위문편지, 초상화 등의 깜짝 선물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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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객 집착 서비스는 특히 20대와 30대인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 내 MZ세대 가정의 반려동물 보유 비중은 62%로 베이비붐 세대(32%)의 두 배에 육박한다. 또 한 조사에서 Z세대의 71%는 “반려동물 친화적 정책을 실시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거나 요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삶의 일부로 여기는 성향 때문에 반려동물 관련 시장과 이 시장 내 베스트 프랙티스들이야말로 MZ세대의 특징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꼽힌다.

MZ세대 소비자 공략법은 이들이 특히 고양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MZ세대는 고양이의 습성에서 심리적 동질감을 느끼면서 빠져드는데, 실제로 조용히 주위를 관찰하고 치밀하게 정보를 취합하는 등 고양이와 유사한 행동 습성을 보인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들의 고양이적 특성을 고려해 가르치려 하지 말고 유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유(push)’가 아닌 ‘유인(pull)’ 전략을 구사하라는 의미다.

또한 추이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이 참고할 바람직한 마케팅 전략도 찾을 수 있다. 재닛 밸리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디지털이니셔티브 고문은 팬데믹 이전과 이후, 고객과의 관계는 ‘중요’한 정도에서 ‘전부’나 다름없는 정도로 격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위험에 대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조심성이 커진 고객들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공감 능력이 모두 갖춰졌을 때에만 기업에 신뢰를 보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처음 ‘1인 가구’와 더불어 인구주택총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이 조사가 시대 변화의 바로미터로 쓰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려동물 역시 떠오르는 시장과 새로운 소비자를 읽는 지표로 공식 인정된 셈이다. 특히 새로운 소비자를 겨냥하는 기업인, 사업가라면 ‘고양이 집사’, ‘댕댕이 엄마’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에 눈을 맞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진 DBR 편집장 bright@donga.com
#개#고양이#mz세대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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