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기고/최윤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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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손해보험협회 상무
최윤석 손해보험협회 상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은 나와 우리 가족뿐 아니라 지구촌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감염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의 생활도 함께 변화시킨다. 우리는 어느새 이러한 변화된 일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과 국민의 자발적인 실천 덕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사고들이 있다. 하나는 지난해 2월 17일 전북 남원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연쇄추돌 사고다. 탱크로리가 넘어지면서 승용차들을 덮쳤고 이를 피하려던 차량이 뒤따르던 다른 탱크로리와 추돌했다. 이때 발생한 화재는 터널 안 차량들을 태우고 말았다. 5명이 목숨을 잃었고 40여 명이 다쳤다. 자동차 간 거리 두기만 잘 지켰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5년 2월 인천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대 연쇄추돌 사고도 마찬가지다. 무려 13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온 초대형 교통사고였다. 안개가 자욱한 도로에서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고 차간 거리만 충분히 확보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자동차 간 거리 두기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정책당국이 적극 추진하는 ‘안전속도 5030’ 정책도 자동차 간 거리 두기 만큼이나 운전자의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부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50km, 생활도로에서는 시속 30km로 각각 차량 주행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속도를 늦추는 이유는 명확하다. 운전자가 도로 위에서 속도를 줄이면 보행자 등 주위 상황을 더 잘 볼 수 있고 위험한 상황에서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복잡한 교통 상황과 함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한쪽이 실수를 했더라도 다른 상대방이 철저히 주의를 기울였다면 교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즉,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운전자가 언제든지 실수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속도를 줄이고, 자동차 간 거리만 충분히 확보해도 교통사고는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로 3081명이 사망하고 30만6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리는 위기에 강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코로나19라는 재앙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있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19로부터 생명을 살린 것처럼 차와 차 사이 거리 두기를 전 국민이 함께 실천한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최윤석 손해보험협회 상무


#코로나#사회적거리두기#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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