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무시된 민노총 노동절시위

박종민 기자 입력 2021-05-03 03:00수정 2021-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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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일대 곳곳 쪼개기 집회… 행진 시작하며 거리두기 깨져
100여명 밀집, 막아선 경찰과 충돌
경찰 “법 위반 판단, 수사 착수”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세계노동절대회 집회를 연 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집회 인원 9명 이하, 행진 시 대열 사이 70m 간격 유지’ 등의 조건을 달아 집회를 허용했지만 시위대는 한 집회에 100명 가까이 모이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뉴스1
“9인 이하, 70m 거리 두기를 지켜서 행진하기 바랍니다.”

비가 내리던 1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 마포대교 사거리에는 경찰의 이 같은 경고방송이 수차례 울려 퍼졌다. 노동절을 맞아 여의도 곳곳에서 9인 이하 ‘쪼개기 집회’를 신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이 거리 행진을 하며 간격을 지키지 않자 경찰이 막아선 것이다.

경찰은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어 9명씩 단계적으로 통과시키겠다”며 행진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100여 명의 조합원은 “경찰이 먼저 길을 열어야 9명씩 이동할 것 아니냐”며 고성을 질렀다. 경찰과 시위대는 모두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얼굴을 바로 앞에서 마주 볼 정도로 붙어 있었다.

경찰은 9명이 먼저 행진을 할 수 있도록 잠시 길을 열어줬다. 그러자 일부 시위대가 우르르 통제를 뚫고 나가 앞서가던 대열에 합류하려고 했다. 경찰이 급하게 다시 막았지만 순식간에 수십 명이 한데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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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민노총 노동절 집회에서 신고 인원과 거리 두기를 준수하지 않는 상황이 다수 확인됐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위반한 혐의로 주최자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시 방역수칙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는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 일부 집회금지 구역이 아닌 곳에서 9인 이하가 모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민노총은 1일 세계노동절대회를 열겠다며 서울 여의도 등 40곳에서 30m 간격으로 거리를 두고 9인 이하가 참석하는 쪼개기 집회 및 거리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집회 인원 9명 이하를 준수하고, 행진 시 대열 사이 70m 간격을 둬야 한다는 등의 제한조건을 달아 집회를 허용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LG트윈타워 앞에서 본행사를 열면서 ‘9명 제한’ 규정을 어기고 100명 가까이 모인 상태로 집회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앞뒤 간격을 1, 2m 정도 띄워 앉긴 했지만 규정된 인원을 초과했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현장을 지켜보던 영등포구 관계자도 “9인으로 신고된 집회인데 명백히 신고 인원을 넘어섰다. 서울시 방역수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채증한 증거 영상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집회 주최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민노총#노동절#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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