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자발적 은퇴시기 결정, 최상의 효과 보려면

박세영 노팅엄 경영대 재무 부교수 , 이규열 기자 입력 2021-04-28 03:00수정 2021-04-28 03:1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MIT 등 연구팀 ‘실물옵션’ 관점 분석
누구나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가 내리는 자발적 의사결정이 모두 최고의 선택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는 금융의사결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지만 안전한 저축보다 못한 선택이 될 때도 많다. 이렇듯 금융의사결정은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어진 재원의 한도 내에서 얼마나 소비 또는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효용함수 극대화 프레임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공동연구진은 효용함수 극대화 프레임 개념을 활용해 은퇴라는 금융의사결정을 실물 옵션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연구진은 정년이 다 됐을 때 은퇴한다는 상식을 뛰어넘어 정년 이전에 자발적으로 은퇴할 기회를 실물 옵션으로 보고 어떻게 하면 이 실물 옵션의 가치를 극대화해 최고의 은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를 조명했다. 은퇴를 수동적이고 비자발적인 개념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옵션의 가치로 바라본 발상의 전환이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자발적 의사결정이 성공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최고의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실물 옵션으로서의 은퇴의 특징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은퇴는 한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불가역적인 특징을 갖는다. 식당에서 음식을 잘못 시키면 재주문할 수 있지만 은퇴는 번복하기 어렵다.

둘째, 은퇴는 현재의 확실성을 포기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은퇴는 인생의 한번뿐인 선택이기 때문에 먼저 은퇴를 경험해보고 은퇴 이후의 삶을 계획할 수 없다. 연금과 보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노동소득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은퇴 이전보다는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 노화 탓에 발생하는 예상 밖의 의료비 지출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연구가 주목하는 흥미로운 점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은퇴가 가진 잠재적 가치도 크다는 것이다. 옵션의 변동성이 클수록 위험과 가치가 동시에 커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더욱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해야 하며, 준비된 은퇴일수록 불확실성이 클 때 은퇴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주요기사
셋째, 개인의 다양한 상황과 현실의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은퇴의 시점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 즉, 보통 정년으로 간주되는 65세보다 일찍 또는 늦게 은퇴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95년과 2000년 사이에 조기 은퇴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했다. 금융 시장의 호황기 때 조기 은퇴를 택한 자발적 의사결정은 유연성이라는 은퇴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 은퇴의 가치를 극대화한 선택이었다.

박세영 노팅엄 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자발적 은퇴시기#실물옵션#성공적인 노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