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응천 “말 잘듣는 검찰 원한다는 법무장관에 당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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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국정철학과 상관성 커”
趙 “장관이 생각하는 檢개혁 우려”
국민의힘 “코드인사 공언한 것”
檢내부도 “자기편 앉히겠다는 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의 덕목으로 ‘대통령 국정 철학과의 상관성’을 꼽은 것과 관련해 여야에서 모두 비판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사진)은 24일 페이스북에 “귀를 의심했다.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썼다. 이어 “검찰총장의 조건 혹은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의원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총장의 자격 요건부터 새로 세우시기 바란다”면서 “장관의 언행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가도에 큰 동력을 제공하는 것 아닌지 돌아보라”며 박 장관을 겨냥했다.

박 장관은 23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장관의 발언을 두고는 다른 민주당 의원도 “무리한 검찰개혁이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검찰 때리기’만 반복하고 있는 반성 없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검찰총장 임명을 ‘코드 인사’로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친정권 방패막이 검사 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무엇인가, 친정권 부정부패 인사 비호가 국정 철학인가, 문재인 정권이 검찰총장마저 코드 인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검찰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평소 자신을 ‘법무부 장관이기에 앞서 여당 의원’이라고 소개하는 박 장관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발언일 수 있지만 사건을 법률이 아닌 국정 철학에 맞춰 처리하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결국 말 잘 듣는 ‘우리 편’을 총장에 앉히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황성호 기자
#조응천#박범계 법무장관#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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